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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난의 예루살렘 경전철…7월 이후 170차례 공격받아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평화와 공존의 상징이 어쩌다가…’

이슬라엘 수도 예루살렘과 인근 아랍지역을 관통하는 ‘예루살렘 경전철’이 도입 3년만에 최악의 수난 시대를 맞고 있다.

이슬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교전으로 반목이 짙어지면서, 애꿎은 경전철이 아랍인들에 의해 돌팔매질과 테러의 대상이 되면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보도에서 경전철이 “모욕과 폭동, 죽음의 자석이 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2일 팔레스타인 남자가 자동차를 몰고 경전철역에 돌진해 3개월 된 여아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3년전 개통 당시 경전철은 이스라엘과 아랍의 옛 고도를 잇는 ‘공존의 상징’으로서 환영받았다.

현대적이고 매끈한 유럽식 디자인의 경전철은 국립묘지 헤르츨언덕에서 출발해 구시가지 옛 성곽을 지나서 동 예루살렘의 아랍 지역사회를 관통, 피스갓제브의 유대인 정착촌에까지 이르는 총 1700m 거리, 23개 정거장을 46분만에 돌파한다. 승차권 가격은 편도 1달러90센트다.


하지만 올 가자지구 유혈충돌이후 경전철은 ‘폭력의 상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슬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교전이 한창이던 지난 여름부터 경전철은 아랍사회로부터 ‘분노 유발자’가 됐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경전철을 대상으로 한 공격 사건이 170건 이상 발생했다. 주로 이슬람 10대들이 열차에 돌덩이를 던져서, 객차의 창문이 깨치고 금 갔다. 시간 당 3차례씩 ‘돌 테러’가 발생했다.

경전철 운영회사인 시티패스는 9월까지 15~23개 열차가 돌, 폭탄물에 의해 파손됐다고 밝혔다. 9개 차량은 수선에 들어갔다. 전체 운행 차량의 40%가 파손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로 인한 손실액만 13만4000달러(1억4442만원)로 추정된다.

열차 뿐 아니라 주요 정거장도 이슬람인들로부터 분노의 발길질을 받았다. 매표소가 파손되고, 폭파됐다.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완파된 정거장도 3곳이나 된다.

시민들이 공격이 두려워 이용을 꺼리면서 현재 승객수는 20%가 줄었다.

WP는 “객차 내에서도 승객들이 지역별로 나뉘어 있고,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험악해진 객실 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경전철 테러’를 차단할 방법에 부심 중이다. 최근 경찰은 경전철이 지나는 선로와 정거장, 아랍 지역 부근에 정찰용 풍선 5개를 띄우기로 결정했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경전철 노선과 정거장 주변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 예루살렘 시의원은 시민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경전철의 노선을 변경해야한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현지방송인 아루츠쉐바가 최근 보도했다. 그는 “피스갓 제브의 주민 9만명이 시내로 가는 기차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경전철이 현재대로 운행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폭풍이 가라앉으면 그 때 다시 가야햔다”고 노선 변경을 주장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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