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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배기표> 과정을(process) 중시하는 사회
최근 피오르드 해안으로 유명한 대표적 친환경 도시이자 다수의 국제기구 발표에서 국민들의 행복만족도와 사회통합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노르웨이의 베르겐을 방문했다.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여유와 밝은 미소를 띄고 있는 그들의 일상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우연히 현지 대학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자연주의 창의성 교육과 기업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자연주의 팀워크 교육을 참관하게 됐다. 신기하게도 아이와 성인의 교육 모두 찰흙이라는 동일한 소재와 동일한 티칭가이드를 가지고 매우 다양하고 융ㆍ복합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찰흙을 가지고 함께 생각하고 교류하면서 창조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비록 작업속도가 느릴 수도 있었지만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면서 갈등을 조율하며 함께 즐겁게 만드는 모습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비록 찰흙이라는 작은 상징적 소재이지만 이 찰흙에는 사람의 온기가 들어가고 동시에 여러 사람의 온기가 들어가며, 천천히 주무르면서 형태를 만들고, 함께 서로의 생각을 경청하고 존중하여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과정을 통하여 작품은 창조성과 깊은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 순간 문득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 떠올랐다. ‘빨리 빨리’의 문화가 팽배한 가운데 일의 근원적 가치보다는 결과물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된 것이다. 물론 신속한 효율성의 추구는 한국을 IT강국으로의 도약을 만든 긍정적 속성으로도 평가될 수도 있지만, 과연 우리 한국의 삶이 그 속도만큼 행복한지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공교육의 지나친 경쟁문화에 지쳐있으며, 성인들도 적자생존의 경쟁논리에 휩쓸려 주위를 보지 못한 체,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가 되어버린 형국이다. 정치ㆍ경제 시스템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사회를 아프게 했던 대형 안전사고들 역시 일의 속도와 결과에 매몰된 사회적 에너지 패러다임 속에서 만들어진 폐단인 것이다. 속도와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을 중요시 하여 그 본질적인 프레임워크를 안전하고 신뢰있게 하여야 함을 잊은 것이다.

이제 한국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과정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함께하는 즐겁고 튼튼한 과정 존중의 사회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유와 원칙이 사회저변에 흐를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의 교육전문가은 앞서 언급한 노르웨이 자연주의 교육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것을 권한다. 한국의 아이들이 글로벌 사회의 통합리더로 자라며,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기 위해서는 이제 과정 즉 프로세스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과정이 곧 결과요. 결과가 곧 과정이다’라는 불교의 가르침이 있듯이, 과정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때 한국은 창조성과 안정성이 함께 하는 지속가능 성장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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