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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이식으로 덤처럼 받은 삶”…‘생명나눔’운동 10년째 일면스님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저 또한 간이식을 받고 살아나 덤으로 살고 있습니다. 뇌사시 장기나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분들의 전화를 받으면 ‘또 한 생명이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인 조계종 호계원장 일면(67) 스님은 간경화로 이십년 가깝게 고생을 하다 결국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간이식을 받고 살아날 수 있었다. 2000년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2005년부터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을 맡았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보건복지부 지정 장기 이식 희망등록 전문 홍보교육 기관으로 1994년 설립됐으며, 조혈모 세포와 뇌사시 장기 기증, 자살 예방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다.

본인 역시 장기 기증의 수혜자로 10년째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일면 스님은 지난 27일 가진 생명나눔실천본부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간이식 체험기와 장기 및 조혈모 세포 기증, 자살예방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병세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1998∼1999년에는 입원과 퇴원을 16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술이라도 먹고, 마약이라도 해서 고통을 잊고 싶다고 할 정도였죠. 우울증도 심했습니다. 봄이 돼 꽃 피는 것조차 싫었습니다. 죽음을 앞에두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부처님께 울며 매달렸죠. 그 때 기적처럼 뇌사 장기자가 나타났습니다.”

생명나눔의 혜택을 받은 사람보다 더 적임자는 없다는 생각으로 10년전 단체를 맡았다. 일면 스님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생명 나눔 운동을 전한다”고 했다. 뇌사시 장기 기증을 약속하거나 조혈모 세포를 기증한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회원은 10년만에 2천여명에서 14만 명으로 늘었다. 스님들조차도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 굳은 유교적 사고관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일면 스님은 ”조혈모세포와 뇌사시 장기 기증은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일 뿐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하는 길”임을 끈질기게 설득하며 회원들을 늘려갔다. 지금은 조계종의 스님 30% 가량이 회원으로 등록했고, 전광렬, 문소리, 박상민, 윤석민 등 스포츠ㆍ연예계 스타들도 ‘홍보대사’로 동참할 정도로 사회 인식이 좋아졌다.

일면 스님은 1959년 해인사에서 명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1993년 상담전화인 ‘자비의 전화’를 창설했다. 초대 군종교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1994년 법장 스님이 생명공양실천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돼 20년째를 맞은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오는 11월 11일 오후 4시 서울 부암동 하림각에서 2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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