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에 재직하다 퇴직한 임원들 다수가 돈을 빌려줬던 부실기업들에 재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주채권은행의 권력을 낙하산 인사를 위해 악용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대규모 여신거래 실적이 있는 부실기업에 임원 또는 사외이사·감사로 재취업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요주의이하(잠재부실) 여신은 올해 8월 기준 4조7162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70%(박영선 의원실 추정치)가 성동조선과 SPP조선, 대선조선, STX조선 등에 몰려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 퇴직 임원 7명이 이들 기업에 감사와 사외이사, 부사장 등으로 재취업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사외이사들이 독립성을 잃고 경영진의 거수기로 전락한 이유는 회사와 지배주주, 경영진 등과 이해관계가 깊기 때문”이라며 “특히 STX가 수출입은행 전직 고위 임원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도 “성동조선이나 대선조선 등 중견조선소에 수출입은행 퇴직 임원이 사외이사 뿐만 아니라 감사, 심지어 사내이사로도 가 있는데 조선업을 잘 모르는 금융인이 경영에 나가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