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ㆍ양대근 기자] 관세청이 모뉴엘이 서류조작으로 액수를 부풀려 수출채권을 금융권에 판매한 혐의를 잡아 박홍석 모뉴엘 대표 등을 조만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금융감독당국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에 대해 분식회계 가능성과 채권단의 부실대출심사 여부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23일 관세청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관세청은 수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모뉴엘이 수출액을 부풀려 관련 서류를 조작한 뒤 금융사에 수출채권을 제출하고 할인판매한 것을 확인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채권할인 판매 금액이 1조원을 웃도는 만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모뉴엘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급성장한 가전업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지명도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모뉴엘은 지난 4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장부상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이자배상비율이 1을 넘는 등 영업현금 흐름이 양호해 세부평가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채권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상 적자를 지속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회사를 세부평가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모뉴엘은 지난 20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모뉴엘이 금융권에 빌린 여신 규모는 1금융권 5900억원, 2금융권 200억원 등 모두 6100억원대에 달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모뉴엘에 대해 분식회계 여부를 따지는 ‘감리’에 직접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뉴엘은 금감원 감리 대상이 아닌 비상장사여서 공인회계사회가 위탁 감리를 하고 있다.
다만, 금감원은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에 대해 기업회계기준 위반 제보가 접수돼 감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잘만테크는 코스닥 상장사다.
잘만테크는 이 여파로 주가가 이틀연속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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