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APEC 회동서 발표 가능성
양국 실무진 수차례 극비 만나쟁점분야 등 일괄타결 초읽기
동남아 패권경쟁 日 압박 의도도
다음달 10~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두 나라 정상이 만나는 APEC 정상회담 때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을 공식선언하기 위해 최근 극비리에 협상 실무단 간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으며 일부 쟁점 분야에 대한 일괄 타결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께서도 연내 한중 FTA 협상 타결을 주문했고 실무진들도 2년 5개월을 끌어온 협상을 타결시키려 하고 있다”며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APEC 때 양국 정상이 협상 종료를 선언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제 13차 협상을 끝내고 14차 회의 일정과 협상 내용 등을 조율 중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곧 열릴 실무 협상 결과를 보면 ‘APEC 만남’에서 양국 정상이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3차 한중 FTA 협상 때는 22개 항목 가운데 완전타결하거나 의견접근한 항목을 제외한 12개 항목에서 이견이 컸다. 특히 핵심 쟁점인 중국의 제조업과 한국의 농산물 분야 개방의 속도와 범위를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한중 FTA 협상은 현재 중국 측이 더 서두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APEC 정상회의에서의 타결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에서는 박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FTA 연내 타결을 위해 양측 협상 실무진에게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한중 FTA 협상 타결은 동아시아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ㆍ중ㆍ일 3국간 외교ㆍ경제 패권 경쟁에서 한국과 중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일본에게는 중국은 물론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는 기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중 FTA가 연내 타결될 경우 한중 양국간 교역규모 3000억 달러 목표도 어렵지 않게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중국 공산품 시장을 열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