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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인의 유레카> ‘집착’이 아름다운 이유…
보통 어떤 과제를 받으면, 통상적으로 나와 있는 답안은 일단 제쳐 놓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합니다. 설령 결국에는 일반적 방법으로 ‘돌아가게’ 될지라도 쉬운 방법을 향해 ‘직진’하지는 않습니다. 유니크한 솔루션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모든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풀어내려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나만의 유레카’를 고집하는 건 아닙니다. 커머셜 아트는 클라이언트라는 방정식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죠. 커머셜 아트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는데, 디자이너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망각하고, 자아도취 해 만든 디자인은 의미 없는 결과물이 되고 맙니다.

생각하지 않는 디자이너에게 좋은 디자인이 나올 리 없다고 믿습니다. 디자이너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요소들은 그 다음이죠. 그래서인지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디자이너는 제품을 예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 제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광고주도 모르는 그들의 고민을 찾을수있는지, 소비자와 어떤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지’ 등을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와 비슷하게 창조적인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는 조언을 종종 합니다. 차곡차곡 쌓인 감성과 지식의 그물이 ‘월척’ 솔루션을 낚아 올리기 때문이죠.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솔루션을 내는 데 ‘집착’만큼 좋은 도구가 없습니다. 저는 물건을 까다롭게 고르는 편입니다. 사소한 물건이라도 내 마음에 딱 들지 않으면 구입하는 데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런 까다로움이 참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런 집착이 직업적으로 제법 도움이 됩니다.

예산이 충분한 프로젝트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게다가 시간도 부족합니다. 우리는 항상 그런 열악한 조건 안에서 베스트 솔루션을 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집착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한정된 조건 속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번의 고민이 필요하고, 디테일에 대한 강도 높은 집착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완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종종 집착이 동료들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피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웬만하면 그쯤에서 끝내도 될 것을, 조금 더 좋은 게 없나 두리번거리며 극성을 떨기 때문이죠. 하지만 짜내야 합니다. 집착해야 합니다. 그러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집착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하종주 제일기획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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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주 마스터는

그래픽, 제품, 공간 등 각종 디자인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인 전문가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엠블렘, 제일기획 CI변경, 에잇세컨즈 로고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4 스파익스 아시아 광고제에서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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