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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 ‘동부건설 정상화’ 포기?
SK가스에 동부발전당진 2000억 매입제안
실사결과 나오기도 전에 채권회수 나서
김준기 회장 제철이어 경영권박탈 위기


산업은행이 동부건설 경영정상화를 지레 포기하는 모습이다. 동부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자신하고 있는데다, 채권단의 경영 실사 결과도 채 나오기 전인데 일찌감치 채권회수에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주주 감자와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이 정해진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건설까지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 회사는 물론 협력사 등에서 다수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SK가스에 동부발전당진 경영권(동부건설이 보유한 회사 지분 60%)을 2000억원 안팍에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탄과 맺었다가 결렬된 매각금액 2700억원보다 적다. SK가스는 지난 입찰 때 참가했지만, ㈜삼탄보다 적은 약 2500억원을 적어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산업은행은 동부발전당진 지분 매각권을 넘겨받으며 동부건설에 2000억원의 브릿지론을 제공했다. 따라서 동부발전당진 지분이 2000억원 이상으로 팔려야 실제 동부건설에 추가자금 유입효과가 발생한다. 산업은행이 이를 2000억원에 매각한다면 브릿지론 원금회수는 가능하지만, 동부건설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산은이 동부건설에 제공한 브릿지론의 상환 만기는 내년 6월까지다. 동부건설이 존속한다면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내년 6월까지만 팔아도 브릿지론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산은이 동부발전당진 지분매각을 빨리 팔아 브릿지론 회수에 나서는 모습은 동부건설 정상화 지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동부건설은 매출액보다 매출원가가 높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이미 상반기에 일부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작년동기대비 적자폭이 줄었고, 차입금도 감소했다.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의지가 확고한 만큼 자산매각으로 재무구조만개선한다면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게 동부그룹의 입장이다. 동부건설은 내달 초 도래하는 총 844억원의 회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풋옵션 행사분도 자체적으로 상환할 방침이다.

동부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삼탄에 2700억원을 받고 매각하려다 결렬된 이유는 예비송전선로 건설비용 분담률 때문”이라며 “국가 전력 수급차원에서도 어차피 결론을 내야하는 만큼 동부발전당진 2대주주인 한국동서발전과 협상을 완료한다면 리스크 요인이 사라져 지분매각이 좀 더 용이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게다가 산은이 동부발전당진 지분에 2000억원 안팍의 가격을 SK가스에 제시했다면, 예비송전선로 부담 탓에 2000억원보다 비싼 값에 지분인수를 못하겠다고 포기한 ㈜삼탄이 옳았다고 인정하는 셈이 된다.

현재 채권단은 동부제철에 완전자본잠식 진단을 했던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동부건설 생존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말 쯤 나오는 결과에 따라 내달 초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된다.

홍길용ㆍ신상윤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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