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허니문은 계속됐다.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8월에 이어 또다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최경환 새 경제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겉으로 볼 때 ‘찰떡궁합’을 보였다.
최경환 경제팀은 줄곧 경기부양을 위한 확대재정을 추구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지난 7월24일 ‘41조원+α’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그러자 금통위는 다음달인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화답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은 무르익었다.
앞서 최 부총리와 이 총재의 첫 만남(7월21일)에선 세련된 공조 모습을 보여줬다. 최 부총리는 “금리 문제에 대해선 ‘금’자도 얘기하지 않았다. (금리는) 한은의 고유 권한”이라고 힘을 실어줬고, 이 총재는 “세월호 사고 영향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이같은 재정ㆍ통화정책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 노력에도 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특히 최 부총리의 ‘척 하면 척’ 발언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9월21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하는 동안 이 총재와 사석에서 만났는데, 최 부총리는 “금리에 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했지만 재정ㆍ통화정책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받아쳤다. 다소 방어적이었던 화법에서 서서히 할말은 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정부와 대립각도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한은의 독립성’까지 거론했다.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던 때였다. 허니문은 곧 끝날 것 같았다. 한은 내부에선 최 부총리가 금리정책에 관해 언급하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허니문이 이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허니문의 마지막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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