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구중 4가구 평소 친환경 식품 구입
가공식품 구매시 확인하는 식품표시사항
유통기한·가격·원산지 표시 등에 한정
GMO·HACCP 등에 대한 인식은 저조
2014년 한국사회는 ‘입 안의 작은 사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친환경ㆍ유기농ㆍ로컬푸드’ 등 3대 전제는 이제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선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크라운제과가 식중독균이 다량 검출된 유기농 웨하스를 유통하다 적발된 사건은 유기농과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신뢰에 큰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친환경 식품에 대한 한국인의 소비행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친환경 식품, 선택이 아닌 필수?…만족도는 낮아=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3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가구 10 곳 중 4개 가정은 평소 친환경 식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친환경 식품이 식품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월 평균 소득이 높을 수록, 그리고 가구주의 연령이 낮거나 교육수준이 높을 수록 친환경 식품을 구입하는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식품 구입 시 평소 친환경 식품을 구입하는 가구의 비율은 37.6%로 이중 10% 정도는 주 1회 이상 친환경 식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친환경 식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62.4%에 달했지만, 응답자의 26.4%가 전년보다 친환경 식품 구입 빈도가 늘었다고 답해 친환경 식품에 대한 인식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가구의 경우 친환경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한 가구가 56.3%로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가구(43.7%) 보다 많았으며,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경우 주 1회 이상 친환경 식품을 구매한다고 한 비중이 21.7%에 달해 친환경 식품 구매가 소득에 비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친환경 식품을 구입하는 장소는 주로 대형마트(38.4%) 였으며, 가구 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가구의 경우 친환경 식품 전문점(20~25%)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친환경 식품 구매 장소 역시 연령이 높을 수록 대형마트와 친환경 식품 전문점 대신 재래시장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친환경 식품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친환경 식품을 구입해 본 적이 있는 가구 중 가격 및 품질을 만족한다고 응답한 가구는 25.6%에 그쳤다. 가격과 품질을 따로 보면, 품질에 대한 불만족은 6.8%에 그친 반면, 가격 불만족(매우 불만족 1.1%, 불만족하는 편 27.1%)이 28.2%에 달해 대부분이 품질 보다는 가격에 불만감을 토로했다.
▶GMOㆍHACCPㆍ전통식품인증에 대한 낮은 인식=식품 표시제도에 대한 인지도를 보더라도 한국인의 밥상이 친환경, 유기농, 로컬푸드에 얼마나 편중돼 있는지를 쉽사리 알 수 있다.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 확인하는 식품 표시사항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통기한이나 가격, 원산지 표시 등에 한정됐다. 반면 GM 식품 표시(유전자변형 농산물 표시)를 비롯해 지자체 등 기타 인증 표시, 전통식품인증 표시를 확인하는 성인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락내리락 하는 HACCP표시(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 표시)를 확인한다고 한 성인도 10.3%에 그쳐 아직까지 제대로 한국인의 인식에 뿌리 내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도와 인증마크별 구매 빈도 조사에선 이같은 상황이 더욱 두드러졌다.
유기농 인증과 원산지 표시, 가공식품 KS표시, 생산이력제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성인은 각각 20.2%, 11.1%, 29.3%, 38.9%에 그쳤으나, 유전자변형 농산물 표시와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 전통식품인증제를 모른다고 응답한 이는 각각 49.4%, 53.7%, 65.7%에 달해 절반 이상이 각종 인증마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인증마크별 구매 빈도를 보더라도 유기농 인증과 원산지 표시 등의 인증마크 식품을 구입했다고 응답한 이는 각각 53.9%, 80.15에 달한 반면, 유전자변형 농산물 표시와 전통식품인증제 표시 식품을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각각 40.8%, 43.2%에 그쳤다.
한편, 안전한 식품에는 돈을 더 쓸 수 있다고 응답한 이의 비중은 전체 응답자 중 78.2%에 달해 건강과 안전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얼마나 큰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