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보름여를 맞은 새누리당의 보수혁신위원회가 소통 부족과 마이웨이식 돌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당내 비판에 직면했다. 혁신위 구성을 둘러싼 불만이 가라앉기도 전에 지난 9일 혁신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선안 보다 훨씬 더 강한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방안을 내놓으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듯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혁신위의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방안은 입법과정에서 야당의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당내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정치자금 모금 행위에 대한 대안 제시 없이 갑자기 출판기념회를 금지하자고 하니,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재선의원은 “김문수 위원장은 원래 독립군 스타일 아니냐”며 “개혁성향이 강한 데다 그를 지지해줄 당내 세력도 많지 않아 당내 동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지난 8년간 경기지사를 지내는 동안 여의도를 비우면서 이른바 ‘친김문수’ 세력이 상당수 이탈했다”며 “당내 동력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결국 김 위원장의 혁신안은 당과 괴리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김무성 당 대표가 시진핑 등 중국 최고지도자를 만나는 방문길에도 동행할 정도로 ‘문무합작’의 탄탄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당내 저변에서는 ‘경계 대상’이라는 차가운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혁신위 회의에 친박계는 물론, 대다수 현역의원들이 배제된 것에 대한 불만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금 혁신위는 당 안팎에서 쏟아질 비난에 눈감은 채 나홀로 항해 중이다”라며 혁신위의 마이웨이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당과 조율 없이 너무 앞서나갈 경우 결국 꺾이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혁신위의 갈 길은 아직 5개월도 더 남았다. 앞으로 오픈프라이머리 처럼 당내 역학구도를 흔들만한 메가톤급 이슈가 논의의 테이블에 올랐을 때 당 내부와의 불협화음은 지금의 몇 배로 커질 수도 있다. 당내 공감대 형성과 소통하는 혁신안을 통해 실천 가능한 혁신안을 마련할 수 있을 지 혁신위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유재훈·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