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이 5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향후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127억16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5% 증가했다.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던 대중국 수출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
대중국 수출 감소는 우리 정부를 고민에 빠뜨렸던 사안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1을 감당하는 최대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수출업계의 우려를 덜어준 지난달 수출 실적은 중간재 수출 호조가 주된 요인이었다. 중국에서 만들어질 완제품에 들어갈 컴퓨터 부품과 반도체, 액정 디바이스 등의 수출이 일제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컴퓨터 부품을 포함한 컴퓨터 기기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58.8%에 달한다. 무엇보다 차세대 컴퓨터 기억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산업부 측은 분석했다.
중간재 수출 호조는 중국의 대외 수출 증가세와 맞물린 현상이다. 중국의 수출이 좋아지면 중간재를 많이 파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늘어나는 구조로 돼 있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중국의 대외 수출은 5월부터 7.0% 증가를 기록하더니 6월(7.2%)과 7월(14.4%), 8월(9.4%)까지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대외 수출 증가는 주요 수입국인 미국의 경기회복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 최대의 쇼핑 시즌인 11월 블랙 프라이데이와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온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세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연말까지는 대중국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단기적으로 대중국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내겠지만 지속적으로 중국 수출이 상승세를 탈지는 미지수다.
이봉걸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중국의 대외 수출과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 비슷한 곡선을 그리며 움직였지만 최근 상관도가 낮아졌다”며 “중국이 갈수록 중간재를 자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대중국 수출의 50%를 가공무역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구조에서 탈피해 중국 내수 소비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중간재 수출사업에서는 기술격차를 키워 기존의 점유율을 유지·향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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