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는 IT거물들이 잇달아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새롭게 떠오르는 ‘만물인터넷(IoEㆍInternet of Everything)’ 시대를 앞두고 마이크로소프트(MS)ㆍ구글ㆍ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강력한 파트너십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IoE 플랫폼을 지배하려는 구글ㆍMSㆍ페이스북에게 삼성전자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파트너인 셈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 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향해 이 부회장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이사회 의장이 삼성 서초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을 만났다. 슈미트 구글 회장은 2011년부터 매년 삼성전자를 방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에릭 슈미트 구글 이사회 의장. |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1ㆍ2인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달 중순 방한해 이 부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각각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두 사람이 동시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세계적 IT기업들의 플랫폼 경쟁의 무게중심이 삼성전자에 몰려있는 현상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모바일AP 등 부품 부문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MS는 자사 운영체제(OS)인 ‘윈도’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많이 생산하도록 삼성전자를 설득해야 한다. 삼성의 도움이 없이는 MS도 윈도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기 힘들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 기기와 페이스북폰 생산을 두고 삼성전자와 같은 믿을만한 제조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수익성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대만 HTC와 협력을 통한 페이스북폰을 내놨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은 바 있다.
삼성과 구글의 협력 관계는 구글의 자체 스마트폰 사업 진출과 삼성의 독자적인 모바일 OS 타이젠 육성으로 잡음이 생기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 세계 1위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OS에선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은 이들 사이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 시점을 연기하는 등 구글과의 불화를 줄이고 제조업 기반의 경쟁력을 소프트웨어 OS로 전이하려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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