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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케티 “민주주의ㆍ자본주의 끊임없이 재창조해야”
[헤럴드경제] 불평등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해 주목받아온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가 20일 일반인 대상 강연에서도 ‘피케티 열풍’을 이어갔다.

이번이 첫 방한인 피케티 교수는 사흘 기간의 방한 마지막날인 20일 오후 번역서를 출간한 글항아리 등 주최로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학생 및 일반인을 상대로 한 강연에 나섰다.

그간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고조된 관심을 반영하듯 900석 넘는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은 ‘피케티 열풍’을 실감케 했다.

피케티 교수는 특유의 불어식 영어로 두 시간가량 강연하며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서는 추세 속에서 불평등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 요지의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자본세와 부유세 등 자신의 처방에 대해선 “동의 여부는 개인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며 “책의 제4부에 주로 할애된 결론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1,2,3부는 즐길 수 있고, 또 독자들이 나름의 결론을 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에 대해선 자신의 연구 기반이 아직 취약함을 인정하면서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연구 대상국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 또 주로 대학생들인 청중을 향해 주요 국가들의 대학 내 기부금 격차 등으로 인해 불평등이 심화하는 현상과 공교육 확대 등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경영자들에 대한 과도한 보상도 불평등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나 피케티 교수는 불평등 문제에 관한 학문적 관심과 맑시즘과의 연관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 맑시즘에 가깝다고 정의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민주주의와 부의 분배, 시장의 힘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불평등이 성장의 원천”이라는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와 자신을 대비하는 데 대해서도 “왜 디턴과 나를 대비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평등이 성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내 주장은 불평등이 너무 심화될 경우 그러한 효용 가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과도한 불평등으로 민주주의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상황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제도는 항상 재창조돼야 하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극심한 불평등으로 세계대전 등 충격적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며 “그러나 이를 기다리기보다는 과거의 교훈을 통해 배우고 민주적 제도의 개선을 위해 끊임 없이 행동해야 한다. 자연적으로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피케티 교수는 “젊은 시절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운이 좋게도 재정적으로 항상 여유있게 살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이 돈의 속박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늘 생각했고, 그래서 이 같은 베스트셀러도 낼 수 있었던 것같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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