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
오늘의 삼성그룹을 일으킨 고(故) 이병철 전 회장이 나고 자란 경남 의령 생가는 ‘명당‘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 중 하나다.
박시익의 ‘한국의 풍수지리와 건축’ 에 따르면 이병철 생가는 산에서 내려온 내청룡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청룡은 집의 좌측 울타리와 같은 형태라고 한다. 용의 맥을 타고난 땅이란 의미다.
전체적으로 남서향의 평탄한 대지를 딛고 선 이 집은 전형적인 한옥이다. 보통 이런 땅엔 정남향으로 집을 세운다. 하지만 이 회장 생가는 남서향이다. 용의 맥과 건물 방위를 맞췄기 때문이다. 이무형 생가관리 소장은 “집 10리 앞엔 진주에서 함안으로 흐르는 남강물이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며 “세부적으로도 풍수지리상의 명당 요건은 다 갖췄다”고 설명한다.
터가 좋아서일까. 땅값도 꽤 올랐다. 이 집(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723번지ㆍ 규모 727㎡ )의 공시지가는 1990년 1㎡당 4500원에서 올해 3만400원을 찍었다. 24년 간 6배 이상 뛰었다.
이병철 전 회장 묘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대도 자리가 좋은 편이다. 실제 ‘사거용인(死居龍仁ㆍ죽어서는 용인이 최고)’이라고 할 만큼 이 일대엔 명당이 많다. 정몽주ㆍ채제공 등 역사적 인물의 묘는 물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모도 용인에 안장돼 있다.
특히 이병철 회장이 누워있는 에버랜드 뒷편(호암미술관 내)은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힌다. 풍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의 묘소 앞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야 자손들이 더욱 융성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그 말의 진위 여부를 떠나 현재 에버랜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찾는 곳이 됐다.
그 뿐 아니다. 이 회장의 묫자리 일대는 현재 ‘금싸라기 땅’이 됐다. 부동산시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건희 현 삼성그룹 회장이 에버랜드 일대에 보유한 부동산은 570만㎡가량으로, 3.3㎡당 최고 250만원까지 평가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삼성가가 보유한 용인 일대 토지 시가는 최고 4조3180억여원에 이른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잠든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일대 풍수도 |
아울러 이들 땅 일부는 삼성가가 영구히 상속하게 돼 있다. 실제 호암미술관 건물이 포함된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산12-8 토지(1만8248㎡)의 등기부등본 상 특약엔 이 땅을 “후손에게 대대로 상속되는 것으로 함”이라고 명시했다. 이 땅은 1984년 이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28명이 공동소유(합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ㆍ이명희 신세계 회장ㆍ정용진 신세계 부회장ㆍ이재현 CJ회장 등 삼성일가 구성원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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