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는 범죄자 대응의 1순위이다. 당장 잡히지 말아야 조금이라도 방어논리를 개발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용의자들이 해외로 달아나지 못하게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신청한다.
수사요원들에 따르면, 도망 갔다가 잡히거나, 도망갈 겨를 없이 체포될 경우, 범죄자들은 혐의 사실을 부인한다. 형량을 낮출 목적으로 서너가지 죄목중 한 가지만 인정하거나 죄목을 가벼운 것으로 적용받으려고 고의를 실수로, 계획범죄를 우발범죄로 둔갑시켜 진술하기도 한다. 뻔히 드러난 것 까지 잡아떼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땐 수사관의 독기만 키워 더 큰 화를 당할수 있다. 법조문이 세상만사를 규정할 수 없기에 수사협조 태도가 나쁘면 그간의 거악, 소악이 모두 들춰지고, 가장 높은 형량의 적용을 받을 수도 있다.
부인하다 안되면 자신의 인맥, 이른바 ‘빽’을 동원하거나 뇌물을 동원해 선처를 호소하고 돈으로 증언을 사기도 한다. 잘못 청탁했다가는 청렴한 수탁자가 신고할 수도 있다. 뇌물공여,위증교사,변호사법 위반,배임증재 등 새로운 범죄가 추가될 수 있는 것이다.
1도,2부,3빽 어느 것이든 ‘하이 리스크(High Risk)’이다. 피의자들은 이처럼 ‘발버둥’을 쳐보지만 결국 ‘4입(入)’ 즉 감옥행으로 귀결된다고 한다.
‘제1대책’인 도망은 가혹한 가중처벌 규정앞에서 주저할수 밖에 없다. 잠시라도 수사기관 출두를 지체하면 판사는 여지없이 ‘도주우려’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검찰의 구속 청구를 허가한다.(형소법 70조) 구속수사를 받는다는 것은 불구속때보다 대항력이 크게 떨어질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해 현행범이 아닌 자가 자수하면 형량을 절반 또는 그 이상 감면받는다. 작량감경이라고 한다.(형법 52조) 도망갈 경우 벌이는 없는데 생활비는 들어야 하니 돈없고 ‘빽’없는 필부필부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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