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원호연ㆍ이정아 기자] 쏟아지는 비도 선거 열기를 식히기엔 부족했다. ‘건곤일척’의 승부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한표까지 긁어 모으기 위한 후보들의 옷가지와 신발도 이내 비에 젖었다. 젖는 양만큼 표가 더 모인다면 열번이라도 더 젖겠다는 것이 후보들의 각오다.
최고 격전지인 여야의 서울 시장 후보들은 3일 오전 ‘1초를 다퉜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이날 첫 일정은 오전 3시30분. 그는 동대문 청평화시장을 방문했다.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와의 TV토론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수면시간은 1~2시간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후보는 이동하는 차내에서 간식으로 끼니를 해결했고, 오전 8시부터는 비내리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49재 분향을 했다.
박원순 후보의 일정 역시 이날 새벽부터 이어졌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4시께 강동구 고덕동 차량기지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서초구의 한 영어학원을 방문해선 “안녕하세요 여러분. 서두르시는게 좋을 거에요(Good morning everybody. You‘d better hurry up)”라는 인사도 건넸다.
접전지로 꼽히는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후보가 직접 유세 차량을 타고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는 유세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박근혜정부를 심판해달라”는 호소를 이어갔다. 반면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는 부평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간단히 건네며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도와달라”고 했다.
인천시장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유정복 후보는 취재동행에 나선 기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1분1초가 아까운데 우산을 쓰고 다닐 여유가 없다”고 했다. 인천시장 선거는 경합지역이다. 불과 몇표의 차이로 당락이 나뉠 수 있는 박빙승부인만큼 유 후보의 재촉에, 기자들도 동의했다.
새누리당 ‘텃밭’에서의 혈투인 부산 시장 선거도 치열했다.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이날 새벽 새벽 4시반 상인들과 함께 반여동 농산물 시장 경매시장 참여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고, 선거운동원들과 간단한 순두부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야간 근로장과 야시장을 순회하는 ‘무박 3일 대장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차 내에서 쪽잠을 자며 ‘1분 1초’를 아껴 쓰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엔 새누리당 이완구 서청원 김무성 최경환 권철현 전 대사와 함께 부산역에서 ‘마지막 한표’를 호소하는 집중유세도 펼쳤다.
한편 새누리당은 부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경부선 라인’에 당력을 총집중 했다. 부산 김무성을 비롯 이인제 충청, 서울 서청원 등이 지역 거점을 마련했고 경부선 라인 전체를 훑는 역할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맡았다. 새정치연합은 주요 격전지인 경기ㆍ강원 지역에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총동원 시켰다. 안철수 공동대표와 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도 격전지에 투입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를 ‘어벤져스 전략(다수의 영웅들이 출동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침몰사고 사망자들의 49재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실종자 16명을 찾길 바라는 의미로 16분간 선거운동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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