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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 원내대표 선거 ‘개막’… 박영선 vs 노영민 최종 승자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완구 추대론’으로 다소 맥빠진 선거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원 안팎의 사정과 각 후보들의 입장이 복잡해, 한치 앞도 예측키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박영선 의원과 노영민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하위권 그룹 인사들이 두 의원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준 다음 퇴장하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박 의원 측은 오는 5월 선거 구도를 ‘박(朴) 대 박(朴)’의 대립으로 구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 맞설, 대한민국 의회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로 박 의원이 적격 아니겠냐는 설명이다. 그간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공세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유를 박 대통령이 여성이란 점이 자주 꼽혀왔다. 국민들이 보기에 ‘남자들이 여자를 공격한다’는 식으로 비쳐지면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도리어 국민들 마음 속에 ‘동정심’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박 의원의 ‘박 대 박’ 구도는 이 지점을 파고 든다.

박 의원측은 ‘계파주의 극복’도 내세운다. 예컨데 박 의원은 친분관계를 고려하면 ‘박지원계’로, 지난 대선에서의 역할(공동선대위원장)을 고려하면 ‘친문재인계’로, 지지그룹 비율로 따지면 ‘친노계’로 분류된다. 보는 각에 따라 계파가 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계파색이 옅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박 의원측 관계자는 “당의 고질인 계파주의 극복을 상징하는 사건이 바로 박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과 팽팽하게 각을 세우며 원내대표 선거에 집중하는 의원은 노영민 의원이다.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인 노 의원이 내세우는 선거 구도는 ‘충청 대 충청’ 구도다. 새누리당에서 차기 원내대표로 충청 출신의 이완구 의원이 사실상 낙점되면서, 이 의원에 맞설 수 있는 충청권 인사가 새정치연합에서도 무게감 있는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경엔 충청 지역의 중요성이 깔려있다. 충청도는 매 선거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담당하면서 ‘충청을 잡으면 전국 선거에서 이긴다’는 공식이 생겨난 지역이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이 이긴 것으로 평가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남 충북 지사는 새정치연합이 거머쥐었다. 그러나 2012년 총선에선 새누리당이 더 많은 의석을 충청권에서 거둬들였고, 같은해 대선에서도 박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충북 옥천)을 중심으로 ‘박근혜 바람’이 불면서 충청권 민심이 새누리당으로 크게 기운 바 있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 내에서 충청권 민심을 대변키 위해서라도 김한길(서울)-안철수(부산)에 추가할 충청권 주자가 당 내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전력도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하는 이유로 꼽는다. 원내대표 선거 직후 있을 여당과의 원 구성 협상과 각종 법안 처리 등에 있어 국회 운영 경험이 있는 본인이 당선돼야 다수당인 여당과의 협상을 대등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 의원은 “원내수석 경험이 없으면 제대로 원내대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야당다운 야당을 복원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후순위 그룹 사이의 각축도 볼만하다. 최재성ㆍ조정식ㆍ이종걸ㆍ강창일 의원 등이다. 각 의원들은 특정 계파의 대표로 나선 성격이 짙다.

최 의원은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1기 학원자주화투쟁위원장을 지냈다. ‘486계’를 대변하면서 당의 통합과 강한 야당을 원내대표 일성으로 내세운다. 최 의원은 그러나 오는 20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이 점이 원내대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변수로 남아있다. 손학규계 인사로 분류되는 조 의원도 원내대표 선거 완주를 장담하고 있다. 쇄신파 인사로 알려진 이 의원과 김두관계로 남아있는 강창일 의원 역시 원내대표에 여전히 뜻을 두고 있다. 당초 출마 의지를 가졌던 우윤근 의원은 본인의 소신인 ‘개헌’에 힘을 쏟기로 하면서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를 시사한 상태다.

새정치연합의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5월 8일 오후 2시에 실시된다. 1차 분수령은 원내대표 선거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6~7명 가량 인사들이 모두 후보로 등록 할지 여부다. 원내대표 후보등록은 오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실시된다. 후보 등록에 출마 의사가 높은 인사들이 모두 등록할 경우, 선거 결과 예측은 막판까지 쉽지않을 전망이다. 후보등록이 끝난 후에도 후보간 합종연횡 작업은 계속된다.

정치권에선 원내대표 선거는 예측이 쉽지 않은 선거 가운데에서도 ‘수위’로 꼽힌다. 불과 100여명 남짓을 상대로 실시하는 선거지만, 고려해야할 변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선거를 밥먹듯 치르는 정치고수들이 유권자인 탓이다. 계파,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 배분, 친소 관계 등은 기초 변수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차기 지역구 경선 가능성, 지자체장에 대한 지지여부 등을 유권자는 원내대표 후보에 요구할 수 있다. 개별 의원 1명마다 고려해야할 변수가 10여가지는 되고, 이들 변수들의 총합이 원내대표 선거일날 결론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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