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문학 청년 영웅’ 선발을 위해 중국 당나라의 인물등용 기준인 신언서판(身言書判) 평가까지 도입하는 등 정 부회장의 인문학 경영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세계표 메디치 가문 프로젝트’는 크게 ▷인문학 소양을 갖춘 미래의 예비리더 양성 ▷전국민 대상 인문학 지식 나눔 ▷우수 인문학 컨텐츠 발굴ㆍ전파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 15~17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약 300년 간 지속적으로 인문학과 문화 예술을 후원해 르네상스가 꽃 피우는데 기여한 대(大)상인 가문 메디치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의 이같은 인문학 전파에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바탕이 되는 인문, 예술, 패션을 통해 고객의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한다’는 경영 이념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유통업의 미래는 시장점유율인 마켓셰어보다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셰어(Life share)를 높이는데 달려 있다”는 정 부회장의 생각과도 맥을 같이한다. 특히 “문사철(文史哲ㆍ문학, 역사, 철학)뿐만 아니라 음악과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유통에 감성적 요소를 가미하는 동력이 된다”는 지론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우선 ‘인문학 청년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뿌리가 튼튼한 청년 영웅’을 슬로건으로 한 청년 영웅 양성 프로그램 ‘지식향연’은 ‘인문학 중요성 전파→인문학 지식과 지혜 향유→매년 선정된 인문학 테마를 중심으로 한 심도 있는 학습 기회 제공’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막’ 이라는 이름으로 맨 처음 열리는 지식향연은 아나운서 정지영씨의 진행으로 오는 4월 8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정 부회장도 직접 출연해 2000여명의 대학생들과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대화도 나눈다.
이어 5~6월에는 서울ㆍ부산ㆍ제주를 비롯해 전국 10개 대학에서 대학생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식향연도 진행된다. 서울(세종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경기(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강원(강원대), 충청(충남대), 전라(전남대), 경상(부산대ㆍ영남대), 제주(제주대)에서 펼쳐질 대장정에서는 김상근 연세대 교수(신학), 박웅현 TBWA코리아 최고제작책임자(ECD), 이동진 영화평론가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와함께 ‘인문학 청년 영웅’도 선발한다. 1단계 지식ㆍ지혜경연을 통해 선발된 150명을 대상으로, 6월 말 용인 신세계 인재개발원에서 2단계 관문인 인문학 경영을 벌여 최종 20명의 청년 영웅을 선발할 예정이다. 청년 영웅들에겐 ▷인문학의 중심지를 직접 방문하는 그랜드 투어 기회 제공 ▷신세계그룹 입사 지원 시 가산점 부여 ▷소정의 장학금 지급 등 혜택이 주어진다.
이같은 인문학 전파와 청년 영웅 양성을 통해 메디치 가문이 마키아벨리, 단테 등 수많은 사상가와 인문학자를 발굴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 수많은 화가를 후원한 것 처럼 문화 예술 발전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인문학 청년 영웅들이 향후 재능기부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인문학 멘토로서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인문학 소양을 전파하는 미래의 예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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