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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산간 청소년들의 “땡큐 코리아!” 외침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의 도움 덕분에 내 생각과 마음을 자유롭게 꺼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베트남 전쟁 직후 거세게 일었던 반한감정, 경제협력을 통한 감정의 해소, 한국으로 시집 간 베트남 며느리의 고통과 애환때문에 생긴 섭섭한 감정, 한국정부의 노력과 세심한 교육지원때문에 다시 ‘사돈 나라’ 한국에 대해 피는 우정….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넘나드는 ‘섭섭한 사촌’과 비슷했다. 그간 재계와 참전용사들의 노력으로 정서적 간극이 좁혀졌나 싶었다가 산업연수생 처우와 국제결혼 문제로 다시 소원해지기도 했던 한-베트남 관계였다.

[사진제공=문체부]

최근들어 다시 훈풍이 부는 것은 바로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교육 ODA(공적개발원조)도 한 몫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월부터 3개월간 베트남 북부 산간지방에 있는 라오까이성의 소수민족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사진교육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라오까이 행복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된 것으로서, 협력단 베트남 사무소와 익산 공공영상미디어센터가 함께 참여했다.


사업 첫해였던 지난해, 라오까이성 사파 초등학교와 낌동 중학교 두 곳에서 사진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을 통해 ‘나를 소개하기’, ‘여러 가지 감정 표현하기’, ‘가족사진 찍기’, ‘사진으로 사파 마을 지도 만들기’ 등 창의성과 자존감,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또한 라오까이 사범대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사례와 방법론, 사진을 통한 표현방법 및 촬영실습 등에 대해 사전 교육을 실시한 후, 교육에 보조강사로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현지 문화예술교육의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진으로 주변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서 정말 보람 있었다”라며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기술뿐 아니라 내 생각과 마음을 자유롭게 꺼내는 법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예술 교육에 참여한 한 사범대학생은 행사를 주관한 익산 영상 센터에 보낸 감사 편지를 통해 “사진을 찍고, 분석하고, 이해하는 법, 그리고 사진으로 이야기하는 법에 대한 새로운 교육이었다”며 인사를 전해왔다.

지난 2월 10일에는 라오까이성 내 마을 공원에서 교육 참여자들이 직접 기획한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전에는 교육청 관계자, 지역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전시장 곳곳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작품 설명과 방문객 인터뷰 등을 도왔다. ‘구름 속 사진관’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 한국문화원으로 장소를 옮겨 2월 21일까지 이어진다.


베트남 문화예술교육 ODA 사업은 라오까이성 주민의 요청 등에 따라 올 여름을 포함하여 2017년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날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이 가난 극복을 위한 경제발전 속에서도 문화의 소중함을 잃지 않았듯이, 이웃 국가 베트남에서도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행복이 곳곳에 퍼져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교육 ODA는 개발도상국 현지 문화를 존중하면서 해당 국가에 예술강사와 기획자를 파견하여 예술교육의 풍부한 경험과 우수사례를 함께 나누는 사업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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