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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戰뒤 주한미군으로 근무…불상 · 조각 등 1000여점 보유…그 중 300점은 뉴욕 경매에
한국 고미술품 美컬렉터 로버트 무어
국민화가 박수근을 적극 후원했던 이들이 미국인이었다면 한국고미술 분야에도 꽤 유명한 미국인 애호가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기업인 로버트 무어(Robert Mooreㆍ84)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조선시대의 아름답고 격조 있는 청화백자와 분청사기를 비롯해 불상, 조각, 병풍, 각종 공예품을 1000여점 넘게 보유 중인 컬렉터다. 무어 씨의 컬렉션이 워낙 방대하고 수준이 꽤 높자 세계적인 경매사인 크리스티는 지난 1986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고미술 특별경매를 펼친 바 있다.

그리고 오는 3월 18일 또다시 뉴욕 록펠러센터 내 크리스티경매장에서 무어의 컬렉션 135점을 중심으로 한 ‘한국고미술 경매’가 열린다. 세 차례에 걸쳐 300점이 넘는 작품이 메이저 경매에 나올 정도이니 컬렉션의 수준과 규모를 가늠케 한다. 

조선 18, 19세기 청화백자 항아리. 높이 39cm. 추정가 38만~40만달러.        [사진제공=크리스티]
조선 19세기 화각함. 쇠뿔을 얇게 편으로 만들어 그림을 그리고 옻칠을 한 귀한 함이다. 추정가 6만~7만달러.
 [사진제공=크리스티]

무어 씨는 1954, 1955년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며 한국의 우아하면서도 간결한 고미술에 매료됐다. 이후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아로새겨진 작품들을 감상하며 하나 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한국미술에 대한 안목과 지식의 깊이가 쌓여 갔다. 한국여성과 결혼한 것도 한국미술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게 한 동인이다. 귀국 후 무역업에 종사했던 무어 씨는 때마침 미국 경제가 부흥기에 접어들자 자동차 판매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한 그는 한국미술 컬렉션에 박차를 가했고, 결국 방대한 한국미술 컬렉션의 꼴을 갖추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 문화와 고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기반으로 한국고미술품을 수집한 그는 현재 동료 및 학자,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한국고미술에 관한 강의를 시행 중이다.

이번 경매에는 조선후기의 빼어난 도자기들이 여러 점 나온다. 우윳빛 백자에 푸른 물감으로 매화와 새를 함초롬하게 그린 높이 39cm의 ‘청화백자 항아리’와 사슴 등 십장생이 활달하게 그려진 높이 37cm의 ‘청화백자 십장생 항아리’는 가히 일품이다. 크리스티에 의해 열린 두 차례의 지난 경매는 큰 성황을 거둔 바 있다. 지난 2006년 경매에선 조선 19세기 ‘철화 청화백자 매병’이 추정가 4만~6만달러를 훌쩍 상회하며 29만600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8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경매는 무어 씨가 수집한 도자기, 칠기, 목기, 병풍, 조각 등 총 135점이 출품된다.

크리스티는 한국고미술 애호가들을 위해 하이라이트 작품을 오는 18일, 19일 서울 충무로의 신세계갤러리(신세계백화점 본관 12층)에서 미리 선보인다. 프리뷰 전시에 발맞춰 무어 씨 부부가 내한할 예정이다. (02)720-5266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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