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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비글 - 조용한 주인 ‘잘못된 만남’…아기 있는 집엔 말썽적은 금붕어
반려동물 선택에도 궁합이 있다?
‘3대 발광견’의 반열에 오른 비글, 코카스파니엘, 슈나우저는 다소 억울해 할지도 모른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본능에 충실했을 뿐인데…”라는 푸념과 함께 말이다.

박정윤 올리브 동물병원장은 “그들이 3대 발광견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는 에너지가 충만하기 때문”이라며 “주인의 성격 역시 활동적이라면, 주인도 반려동물도 서로 행복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족의 성격이 내성적이라면 ‘3대 발광견’은 통제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고양이. 낮에 집 비우는 전문직 여성 (혼자서도 잘 논다, 조용한편)

이처럼 사람과 반려동물 간에도 어느 정도의 궁합은 필요하다.

독립적인 성격의 슈나우저과는 달리 애정 표현을 많이 원하는 개들도 있다. 오래된 미국드라마 ‘돌아온 래시’의 주인공 콜리와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등은 안아주고 다독이는 것을 즐긴다. ‘똥개’로 불리는 토종 황구도 강한 애정 표현을 원한다. ‘사랑을 달라’고 성화인 품종을 딩크(Dinkㆍ무자식맞벌이)족이 기르기엔 부적합하다. 부모가 출근한 집에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라도 있다면, 순종적인 이들 품종은 안성맞춤이겠다.

슈나우저. 운동 좋아하고 활동적인 사람 (넘치는 에너지, 몸장난 즐김)

주인이 집을 비우든 말든 신경 덜 쓰고, 누구를 봐도 꼬리를 흔드는 품종은 푸들과 시추다. 맞벌이로 바쁘다면 낙천적인 성격의 이들이 동반자로서 괜찮다. 충직한 개를 원한다면 골든리트리버, 진돗개가 좋다.

반려동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돌봐줄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노랫소리가 맑은 잉꼬가 적합하다. 개나 고양이만큼 애교는 없지만, 손바닥 위에서 먹이를 쪼는 귀여운 모습이나 아침의 지저귐소리는 도시인의 감정을 정화하기에 충분하다.

잉꼬. 은퇴 후 건강관리 중인 노인 (관리부담 적음, 감정 정화의 지저귐)

유아가 있는 가정은 반려동물과의 접촉 과정에서 상처를 입거나 털로 인해 질병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맑은 수조 속에서 평화롭게 헤엄치는 열대어가 좋다. 노인들에게는 움직임이 개보다 훨씬 적은 고양이나 부리 작은 카나리아 등을 추천한다. 반려조류는 관리하는 데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오래 산다.

집을 자주 비운다면 시끄럽지 않으며, 냄새도 적고, 먹이만 충분히 두면 몇 일 방치해도 별 불편없이 살아가는 햄스터ㆍ다람쥐ㆍ기니피그가 좋다.

털 빠짐이 거의 없는 동물이어야 한다면 고슴도치ㆍ도마뱀ㆍ거북이가 적합하지만, 남다른 취향이 있어야 선택할 수 있겠다. 고슴도치를 키우는 사람들은 개성이 뚜렷하지만 의외로 결속력이 강하다. 동호인 모임 ‘고슴도치사랑’에는 4만명가량이 가입해 각종 경연대회, 정보교류의 장을 자주 갖는다. 이들은 “고슴도치는 낯선 사람에게 가시를 세우지만 충성심이 강해 주인에게는 가시를 눕히고 재롱도 피운다”고 자랑했다.

고슴도치. 개성 있는 삶 추구하는 전문직 (충성심이 강함, 주인과 교감)

거북이의 경우 느릿하면서도 작은 움직임 속에 주인과 교감하는 재미가 있다. 개로는 푸들, 몰티즈, 요크셔테리아 비숑프리제가 털이 덜 빠진다.

반려동물 마니아 블로거들이 혈액형별 적합한 반려동물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참고만 하자. A형이나 AB형은 지혜롭고 충직한 동물이, O형ㆍB형은 작고 귀엽운 동물이 어울린다는 것이다.

동물을 보기만 해도 만족한다면 토끼ㆍ햄스터ㆍ거북이가 적합하고, 서로 교감하기를 원한다면 개와 고양이가 단연 으뜸이다. 결과론적 분석이지만,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은 2010년, 개와 고양이를 각가 기르는 보호자 45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의 가족은 대체로 외향적이고 상냥한데 비해, 고양이의 주인들은 다소 예민하면서도 솔직한 면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거북이. 영ㆍ유아가 있는 젊은 가정 (질병ㆍ부상 우려 전혀 없음)

내 성격이 어떻고, 환경이 어떠하며, 무슨 무슨 조건에 꼭 맞아야 한다면서 많은 기준을 내세우다 보면 반려동물 선택의 폭은 매우 좁아진다. 처음엔 궁합이 다소 맞지 않아도 반려동물은 결국 주인의 성격을 닮아 간다는 영국 하트퍼드셔 대학 리처드 와이즈먼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비춰보면, 기본적인 요건만 충족되면 한가족이 된 뒤 서로를 이해하면서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날 수도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과의 궁합은 ‘이상형이란 없고, 어느 정도만 맞으면 된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배우자를 구하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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