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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선 회장의…이유있는 변신
현대百 오후 7시 PC 오프시스템 도입키로
일과 가정 양립…창조적 조직문화로 혁신


15일부터 현대백화점 본사의 모든 컴퓨터는 오후 7시가 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전국 13개 점포도 오후 8시30분에 꺼지게 돼 있다. 밤늦도록 불이 켜지는 유통업계로선 이례적인 조치다.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에선 처음으로 퇴근 후 개인용 컴퓨터(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PC-OFF) 시스템’을 도입한다. 정지선 회장<사진>이 올해 들어 심혈을 기울여 이끌고 있는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의 일환이다. 정 회장의 ‘이유 있는 변신’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PC 오프 시스템은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업무행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매출과 업무 효율 스트레스의 짐을 안고 있는 상태에선 창의적인 업무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업무시간의 집중도를 높이면서도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인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본사는 오후 7시, 각 점포는 오후 8시30분에 자동으로 컴퓨터가 꺼져 다음날 오전 6시에 켜지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조만간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사에도 PC 오프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PC 오프 시스템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근무 여건 조성의 하나로 정지선 회장이 제안해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유 있는 변신’은 그간 성장과 안정이라는 양대 축을 통해 경영 체질을 개선했다면, 이제부터는 한 단계 점프업(jump-up)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방침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오는 2020년 매출 20조원, 경상이익 2조원이라는 목표는 직원들에게서 나오고, 이는 도전과 창조적인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취임 이후 그룹 매출 규모를 5조5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배가량 늘렸다. 2000억원에 그치던 경상이익도 8800억원으로 늘었으며, 8400억원에 이르던 순차입금도 모두 갚아 이젠 부채 없이 약 1조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는 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가구업체 리바트를 비롯해 국내 최고 패션회사인 한섬을 인수하며 덩치를 불려 이젠 백화점의 선순환 사업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 회장은 그간 안정 속 성장 전략을 통해 그룹의 선순환 사업구조와 효율성을 어느 정도 담보했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직원들의 도전과 창조적인 문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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