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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치는 외화유동성으로 환율 잡는다
정부, 김치본드 · 고금리 외화채권 차환 등 자체 해소 추진…원화절상 압력 완화 기대
정부가 넘치는 외화유동성을 활용해 환율시장 안정화에 나선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일본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맞물리면서 환율불안이 금융시장뿐 아니라 우리 실물경제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은 모두 세 자릿수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원/엔 환율은 장중이지만 이미 1000원선이 깨져 최저치 994.29원을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50원이 무너지기도 했다. 


정부는 국내에 넘치는 외화유동성을 활용해 원화 절상 압력을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일 “외화용 김치본드나 고금리 외화채권의 차환 등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외화유동성을 자체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향후 불안요인이 될 수 있는 외채는 줄이고 간접적으로 원화 절상 압력을 완화시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464억6000만달러로,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규모로 보면 세계 7위 수준에 달한다.

김치본드는 국내발행 외화표시 채권이다. 공기업을 중심으로 김치본드로 외화를 조달할 경우 기업들의 외화를 활용한 만큼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줄이고, 향후 자본유출 리스크도 낮출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에 광물자원공사의 2억6000만달러 규모의 김치본드가 성공적으로 발행되는 등 여건은 우호적이다.

올해 공기업들의 외채 만기도래분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차환하거나 일부 상환하는 방안을 유도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 한국물은 307억달러로 사상 최대일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오른 1055원에 개장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일단 100엔당 1000원 선으로 올라섰다.  [헤럴드경제DB]

이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등 엔저 대응책 검토에도 들어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엔저 영향을 점검한 결과, 일부 농업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원화 강세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 변동 리스크는 줄이고 기업들의 경영자금 지원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엔저 관련 중소기업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원/엔 환율은 이때보다도 20% 이상 하락했다.

정부는 현재 엔저에 대한 단기 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원/엔 시장이 없다. 그래서 원/엔 환율도 원/달러 환율과 달러/엔 환율을 기준으로 간접 계산된 재정환율이다. 달러에 대해서는 당국이 미세조정이나 구두개입에 나설 수 있지만 엔화는 정부가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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