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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경쟁체제 거부’ vs 정부 ‘공기업 개혁 첫발’…가장 긴 철도파업 되나
[헤럴드경제= 윤현종 기자] 전국철도노조 파업의 역대 최장기록(2009년, 8일간) 을 넘겨 장기화 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급기야 경찰이 16일 철도노조 지도부 10명에 대한 강제구인에 나서면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대결은 공공기관 방만운영에 첫번 째 칼을 대려는 정부와 ‘민영화 반대’를 외치는 공공운수노조 전체가 대치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 파업명분은 ‘민영화 반대’…사실상 경쟁체제 거부 = 노조의 행보는 표면상 민영화 반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레일이 지분을 출자해 수서 발 KTX 운영회사를 만드는 것은 철도 민영화 추진을 위한 우회적 ‘꼼수’라는 것이다.이들은 15일 밝힌 투쟁계획에서 “17일까지 정부와 철도공사(코레일)는 수서발 KTX법인 면허발급 중단 요구에 응답해야하고, 국회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17일엔 국토교통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해 17일 권역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특히 수도권은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맞아 19일 철도노동자의 대규모 2차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코레일은 법인이 코레일 계열사로 확정됐고 지분의 민간 참여 가능성도 완전히 차단했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단지 적자가 누적된 코레일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일부 ‘선의의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 뿐이라는 주장이다. 


파업 닷새 만인 지난 13일 처음 마주 앉은 협상장에서도 기존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교섭이 중단된 이유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번 파업 이면엔 업무 효율을 위한 경쟁체제를 사실상 거부한다는 노조의 입장이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한 철도 전문가는 “정부와 코레일이 수차례에 걸쳐 ‘경쟁체제 도입은 민영화가 아니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노조는 사실상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호소 무응답 = 경쟁체제 거부 = 공기업개혁 반대’라는 논리적 등식을 노조가 자초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이유다.

▶ 상황은 파국으로…정부의지, 시민 불편감수가 관건 = 이런 가운데 일주일간 대체인력을 투입하며 버텨온 철도운행은 한계에 봉착했다. 결국 15일엔 철도대학생이 단순근무로 대체투입된 수도권 전철운행 중 안전사고가 발생, 승객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여론이 악화돼 대체인력 운용이 불가능해지면 수도권 전철 운행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뿐 아니다. KTX운행도 감축이 예고됐다. 화물열차 운행률도 답보상태다.

이제 문제해결의 키는 정부가 쥐고 있다. 노조의 반발을 강공(强功)으로 뚫을지 13일에 이어 재차 협상장을 열지가 주목된다. 현재 정부는 노조 측에 ‘불법파업 중단’을 경고하면서도 국민에게 ‘민영화가 아닌 경쟁체제 강화’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시킬 수 있도록 범정부적으로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당근과 채찍을 모두 쓴다는 모양새다.

16일부터 수도권 전철 운행감축으로 본격화 한 교통불편을 시민들이 얼마나 더 감수하느냐도 파업 향방을 가르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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