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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서발 KTX 운영회사 놓고 철도노조 파업 돌입…쟁점과 향후 전망은?
[헤럴드경제=박일한ㆍ허연회ㆍ윤현종 기자]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수서발 고속철도(KTX) 이사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며 9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수서발 KTX를 자회사로 만들되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철도노조는 자회사가 민영화의 신호탄이라며 반발하면서 파업에까지 이르렀다. 임금 협상도 쟁점이 되고 있지만 수서발KTX의 민영화에 대한 의구심 해소 여부가 파업 장기화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철도노조의 이번 파업은 지난 2009년11월 26∼12월 3일까지 8일간 진행된 파업에 이어 4년 만이다.

▶‘수서발 KTX’ 민영화 놓고 코레일과 철도노조 대립= 코레일이 오는 10일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 및 출자와 관련된 임시 이사회를 열겠다고 하자 철도노조는 이 이사회를 막겠다고 9일 총파업에 나섰다. 왜 수서발 KTX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코레일 측은 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기 자본금 약 50억원을 투입해 수서발 KTX 운영회사를 설립한 뒤 자본금을 8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후 코레일은 전체 지분의 41%(328억원)까지 확보하고, 나머지 59%는 국내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에 지분을 넘길 예정이다. 코레일은 지분 41%를 확보할 예정이라, 코레일 동의 없이 공공기관이나 지방공기업의 지분을 민간자본에 매각ㆍ양도할 수 없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측은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이 철도 민영화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철도 분할 민영화는 세계 각 국에서 각종 폐해가 확인됐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수서발 KTX 운영회사는 기존 KTX노선과 노선이 80% 이상 겹치기 때문에 중복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결국 KTX끼리의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철도의 영업거리가 3500㎞에 불과한데, 이를 2개 회사로 분할할 경우 규모의 경제효과가 사라져 운영의 비효율성이 발생, 결국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9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수서발 KTX는 코레일 계열사로 확정됐고, 지분의 민간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기 때문에 이제 민영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다시 민영화의 움직임이 있다면 제가 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최 사장은 “민영화를 주장하며 벌이는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강조했다.

▶파업 언제까지 이어질까= 철도노조의 파업 배경에는 노사간 임금협상 결렬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철도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 대해 지난해 경제성장률 3.6%와 10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 3.1%를 감안해 6.7%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코레일은 임금동결을 제안했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평균 2.8%로 정해 코레일 측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철도노조 측은 2배가 넘는 임금 인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하느냐 여부다. 이제까지 가장 길었던 파업은 지난 2009년 8일간의 파업으로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동안 철도 파업은 주로 주로 노사 내부 갈등에서 비롯됐는데,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과 국가 정책과 관련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등 철도 민영화 문제가 동시에 쟁점으로 부상해 장기화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수서발KTX의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빨리 끝날 가능성도 많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은 “노조 파업이 민영화 반대를 명분으로 하는데, 정부에서 수차 민영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만큼 이번 파업은 명분도 실리도 없고, 이전에 비하면 동력도 약화되어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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