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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짝 훔쳐본 타인의 옷장...우아한 명품패션이 나풀나풀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순백의 흰 드레스가 나풀나풀 춤을 춘다. 깃털처럼 가벼워 잠시 후엔 하늘로 솟아오를 것같다. 선녀의 옷이 있다면 이런 옷일까? 마치 사람처럼 꿈틀대는 드레스는 검은 옷장과 대비돼 더욱 빛을 발한다.

숨겨진 이의 옷장을 살짝 드려다보는 듯한 이 작품은 사진작가 오상택(43, 서울예술대 교수)의 신작이다. 오상택은 조선시대에 민화 ‘책가도(冊架圖)’가 있었듯, 자신의 작품 ‘클로젯’은 현대판 책가도라고 소개한다. 가상의 옷장에 걸린 옷을 앵글에 담는 것은 현대인의 잠재된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오상택의 작품은 서울 신사동 예화랑에서 ‘CLOSETS’이란 타이틀로 열리는 개인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지난 2005년부터 ‘CLOSETS’ 작업을 하고 있는 오상택은 기품있는 신사정장을 주로 다루던 것에서, 최근에는 우아한 여성 의류까지로 작업의 폭을 넓혔다.
그가 다루는 옷은 옷이지만 그냥 옷이 아니다. 안목있고, 여유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명품 패션이다. 작가는 명품이 걸려 있는 옷장 사진을 조선민화의 대표적 양식인 책가도(冊架圖)처럼 꾸며, 이를 세련되게 구현했다.

작가는 “책이 조선사회를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성을 내포했듯,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성은 고급스런 명품 옷이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는 아이콘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럭셔리한 패션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 부유층만이 입을 수 있는 명품 패션은 이제 사회적 지위나 권력의 상징처럼 돼 버렸으니 책가도에 등장하던 책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작가의 컨셉이다.


마치 회화처럼 은은하게 다가오는 패션의류는 실제 보다 크게 표현돼 더욱 몽환적이다. 27일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의류를 대여해준 퍼블리카 아뜰리에의 패션쇼도 열렸다. 전시는 12월 20일까지. 02-542-5543.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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