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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인 찾은 ‘공간’ 어떻게 쓰일까…
김창일 아라리오회장이 인수
“건물 원형 훼손하지 않고
김수근 작업실 잘 보존하겠다”


한국 현대건축계를 대표하는 ‘공간’<사진> 사옥이 미술계 ‘큰손’ 김창일(62) 아라리오그룹 회장에게 넘어감에 따라 이 건물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서 깊은 사옥을 150억원에 사들인 김창일 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간 사옥을 인수한 아라리오갤러리 측은 “현대건축계의 아이콘에 해당되는 건물인 ‘공간’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며, 특히 3층에 조성된 ‘김수근 작업실’은 잘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사옥을 매각한 공간종합건축도 계약 시 이 같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은 “김수근이라는 거장의 신념과 발자취가 남아있는 내외부를 최대한 살리겠다. 그런 흔적이야말로 문화적으로 가장 가치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김수근 아카이브를 살리면서 그와 조화를 이룰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아라리오미술관(가칭)을 내년 9월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이미 국내의 저명한 건축가와 한 차례 협의를 마친 상태다. 


공간 사옥은 1971년 한국 현대건축의 개척자인 고(故) 김수근이 설계한 건축물로, 검은 벽돌로 이뤄진 본관과 공간의 2대 대표를 역임한 고(故) 장세양이 증축한 유리 사옥, 이상림 현 대표가 증개축한 한옥이 맞물려 있는 독특한 복합건물이다. 문화재청은 공간 사옥 중 김수근이 설계한 옛 사옥을 등록문화재로 등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간 사옥은 건축계 인사뿐 아니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지하의 소극장은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출범을 알렸던 곳이자 공옥진 선생의 ‘병신춤’ 등 각종 의미있는 공연이 열렸던 곳이다. 때문에 문화계는 공간 사옥이 민간에 매각될 경우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공공기관의 인수를 주장해왔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공간 사옥을 인수한 김창일 회장은 한국 미술계에서 ‘불도저 아트비즈니스맨’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국의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하는 ‘세계 200대 컬렉터’에 다섯차례 오른 바 있는 그는 1978년 천안 시외버스터미널사업을 시작으로 유통, 종합터미널, 멀티플렉스, 미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부를 일궜다. 지난 2011년에는 신세계백화점과 경영제휴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을 운영 중이다.

지그마 폴케, 펭크, 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 네오 라흐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의 대표작을 보유 중인 그는 천안과 서울에서 대규모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15년쯤에는 자신의 컬렉션을 공공에게 선보일 미술관을 제주에 개관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는 ‘씨킴’이라는 이름의 아티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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