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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공간’사옥, 아라리오 김창일회장이 매입..미술관 짓기로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공간’ 사옥이 아라리오로 넘어갔다. 국내를 대표하는 미술품 컬렉터이자, 충남 천안의 아라리오그룹을 이끄는 김창일 회장은 25일 오후 서울 원서동의 공간종합건축사무소측과 사옥 매입과 관련해 계약을 체결했다.

아라리오는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역작이자, 한국현대건축의 상징인 ‘공간’ 사옥을 향후 공공을 위한 미술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공간 사옥을 150억원에 매입한 아라리오측은 내부 공사 등을 거쳐 내년 9월 경에는 아라리오 미술관(가칭)으로 개관하게 된다.

김창일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건축물이자 각종 시각예술, 공연, 전통굿, 사물놀이 등의 자취가 배어있는 공간 사옥이 지난 21일 열린 공개 매각에서 단 한 곳의 기업과 개인이 참여하지않아 유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척 안타까왔다. 우리 한국이 이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했는데 그같은 유서깊은 공간 하나 제대로 품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공간 사옥은 첫 공개매각에서 유찰되자 재공매 또는 수의계약을 거쳐 다시 매각될 예정이었다. ‘공간’ 사옥은 대지 면적 1018㎡, 건물면적 1577㎡로 매각가는 150억원이다.

당초 이 건물은 연내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강제경매로 넘겨질 가능성도 있었다. 공간 사옥에 대해 현대중공업 등 일부 업체가 관심을 보였으나 가격이 비싼 데다, 문화재로 등록될 경우 개발이 제한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간 사옥은 올 1월 건축사무소 공간이 최종부도가 나면서 매물로 나온 상태였다. 1971~77년 김수근이 설계한 이 건물에선 승효상, 민현식 등 한국 건축계 주요 건축가들이 김수근으로부터 사사한 바있다. 또 지하 소극장은 김덕수 사물놀이, 공옥진의 병신춤 등이 최초로 공연됐으며 각종 전시와 공연이 지속적으로 펼쳐졌던 장소여서 문화사적 가치도 높은 곳이다. 문화재청은 공간 사옥을 등록문화재로 등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창일 회장은 “1980~90년대 우리 문화의 발신지인데 소셜 펀딩 등을 통해 살리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같아 결심을 했다"며 ”앞으로 이 공간에 그동안 수집한 아라리오의 컬렉션 중 선별해 특화된 현대미술관을 선보이겠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담하면서도 멋진 미술관을 만들고 싶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해 현재 3700여점의 작품을 보유 중이다. 특히 독일 신표현주의 회화, 영국의 전위적인 현대미술 등의 컬렉션은 빼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 회장은 공간 사옥 외에 제주도에도 모두 6곳에 중소형 미술관을 짓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마치 올레길을 거닐 듯 제주도 곳곳에 300_500평 규모의 미술관을 만들어 제주를 찾는 이들과 제주시민에게 문화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글,사진=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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