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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년 묵은 빈티지 와인처럼 깊고 풍부한 향…그 이름 ‘신승훈’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가수 신승훈은 단독 콘서트 ‘2013 더 신승훈 쇼-그레이트 웨이브’를 앞두고 개런티 전액 반납을 선언했다. 일반적인 콘서트 제작비용 중 아티스트의 개런티 비율이 약 30%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파격적인 선언이었다. 개런티는 공연장 시스템 제작비용으로 투입됐다. 시스템 제작비용은 콘서트의 총 제작비용의 35% 가량이지만 신승훈의 노개런티 선언으로 큰 폭으로 올라갔다. 이는 고스란히 뛰어난 음향과 화려한 볼거리로 거듭났다.

지난 9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신승훈의 콘서트가 열렸다. 데뷔 23년이란 신승훈의 연륜을 보여주는 것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었다. 1만 여 관객의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 속에 무대에 오른 신승훈은 “여러분과 나는 23년산 와인 같은 관계”라며 “20년 전에 섰던 무대에 아직도 설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다. 기억에 남을 만한 공연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신승훈은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엄마야’, ‘날 울리지마’, ‘보이지 않는 사랑’ 등 히트곡과 ‘쏘리’, ‘마이 멜로디’ 등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 ‘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의 수록곡 등 앙코르 포함 총 23곡을 3시간 넘게 선보였다. 신승훈은 히트곡들을 예전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도입한 편곡을 덧입혀 다채로운 무대를 꾸몄다. 발라드 ‘아이 빌리브(I believe)’는 빠른 템포의 댄스곡으로, 재즈 풍으로 편곡된 ‘날 울리지마’ ㆍ‘내 방식대로의 사랑’ㆍ‘당신은 사파이어처럼’은 화려한 댄서와 어우러져 마치 뮤지컬을 방불케 하는 무대로 변신했다. 신승훈은 무대의 완급을 조절해가며 ‘발라드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드는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갔다.

가수 신승훈이 지난 9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2013 더 신승훈 쇼-그레이트 웨이브’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노개런티 선언에 걸맞게 이날 콘서트엔 일반적인 체조경기장 콘서트 3회 분과 맞먹는 물량이 한 번에 투입됐다. 신승훈은 무대 연출의 전면에 나서 이날 콘서트의 전반을 진두지휘했다. 대형 회전목마ㆍ크레인ㆍ무빙워크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한 연출은 무대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며 객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규모 오케스트라부터 합창단과 밴드까지 무대 출연진만 100여 명에 달했다. 또한 그동안 자신의 콘서트에 게스트를 세우지 않았던 신승훈은 이날 공연에는 특별히 후배 아티스트인 버벌진트와 라디, 그리고 자신이 코치를 맡았던 엠넷 ‘보이스 코리아’ 출신 신인들을 무대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신승훈은 “지금까지 1000회 이상의 콘서트를 가졌는데, 오늘 콘서트는 내 음악 인생 시즌1의 마지막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23년 이상의 음악을 길을 다시 걸어가며 시즌2를 열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그는 “나는 ‘레전드(전설)’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며 “가수로 시작해 지금은 뮤지션 정도는 된 것 같다. 진짜 노력해서 아티스트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신승훈은 다음달 25~26일 2년 만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나카노 선플라자홀에서 콘서트를 가진다. 신승훈은 요란하지 않은 행보로 일본 시장을 개척해왔다. 지난 2003년 국내의 모든 지위를 잊은 채 CD 10장을 들고 무작정 일본의 음반사를 찾아 다녔던 그다. 이날 공연장 무대 앞 객석은 현해탄을 건너온 많은 일본 팬들의 차지였다. 이들은 신승훈의 새로운 23년을 위한 디딤돌처럼 보였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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