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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MoMA만 부러워할게 아니라..’ 보름 후 문 여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마침내 우리도 도심에 국립미술관을 보유하게 됐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유일하게 수도에 국립미술관이 없었던 한국은 이제 보름 후면 도심에 번듯한 미술관을 갖게 된다.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 파리의 퐁피두센터, 런던의 테이트모던 등을 부러워하며 이들 미술관을 과천 산골짜기(?)의 국립현대미술관 보다 더 자주 찾았던 미술애호가들은 이제 우리의 도심 국립미술관을 문턱이 닳도록 찾을 때가 됐다.

물론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작가의 유명한 작품은 많지 않지만(가장 비싼 금액(15억원)을 주고 수집한 빌 비올라의 영상작품 ‘트리스탄 프로젝트(The Tristan Project,2점)’ 등이 있다) 현대미술이 주는 활력과 변화무쌍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영화관, 멀티프로젝트홀, 디지털도서관 등이 조성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관은 디지털매체를 활용해 전시, 교육, 문화행사 등 관람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를 40여곳에 설치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바야흐로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상력의 원천’인 미술관은 국민 누구나 즐겨 찾으며 새로운 예술을 체험하고, 영감을 얻는 곳이란 점에서 더없이 반갑다. 더구나 새 미술관은 출입구가 10개나 되는 열린 구조인 데다, 여러 개의 건물을 낮고 다양하게 배치하며 ‘마당’을 6개나 조성해 자유로움과 변화를 한껏 살린 것이 색다른 점이다.

▶수령 200년 된 비슬나무가 반기는 미니멀한 현대미술관= 서울 삼청로30번지, 옛 기무사및 서울지구병원 부지에 들어선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은 전통과 현대,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진 미술관이다. 미술관 앞으론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이, 동으론 북촌 한옥마을이, 남서쪽으론 광화문광장이, 남동쪽으론 인사동거리가 이어져있는 ‘요지 중의 요지’다. 주변에 국립민속박물관, 금호미술관, 아트선재센터, 국제갤러리, 학고재갤러리, 갤러리현대, 이화익갤러리, 원앤제이 갤러리 등 주요 미술공간이 자리잡고 있어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각예술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서울관 개관에 앞서 북촌 일대에는 카페, 레스토랑, 아트샵 등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앞으로 몰려들 관람객을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주(主) 출입구에는 고풍스런 아름드리 고목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관람객을 맞는다. 수령 200년 된 비슬나무다. 중앙통로 뒤로는 조선시대 왕가의 사무를 총괄하던 종친부(서울시 유형문화재 제9호) 건물의 날렵한 처마선이 보인다. 이 고(古)건축에, 1928년 건립된 근대건축물인 옛 기무사(등록문화재 375호,서울관 사무동), 새로 지은 세련된 서울관이 어우러지며 묘한 하모니를 뿜어낸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지상 3층·지하3층 연면적 5만2125㎡ 규모의 서울관은 모두 8개 전시실을 갖추고, 내달 13일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새 미술관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수용하는데 촛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에따라 한국 현대의 소장품과 신 매체가 어우러진 융복합 전시가 집중적으로 열리게 된다. 또 현장 커미션워크와 디지털 아카이브센터, 영화관을 갖춘 ‘일상 속 미술관’도 지향한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도심에 현대미술관을 세우기위한 미술계의 오랜 노력이 마침내 서울관을 탄생시켰다”며 “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열린 미술관, 글로벌 다양성을 증진하는 한국예술의 중심미술관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력, 소장품, 조경 등 보완할 부분이 많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서울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 ‘3관 체제’ 활짝=서울관이 문을 열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덕수궁관과 함께 ‘3관 체제’로 운영된다. 각 관은 저마다 성격을 달리 한다.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사를 정립하는 기관으로 원로작가 회고전과 청년작가 지원전을 주로 개최하게 된다. 건축, 사진, 디자인, 공예 등 그간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장르의 특화된 상설전시장도 운영한다. 덕수궁관은 한국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국내외 근대미술 주제전을 담당하게 된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반면에 서울관은 보다 혁신적인 현대미술을 과감히 수용할 예정이다. 동시대 미술현장을 반영한 전시라든가 첨단매체를 활용한 융복합 프로젝트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한편 충북 청주의 옛 연초제조창에 마련되는 미술품 수장보존센터인 청주관이 2015년 개관하면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4관 체제’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총 2460억원(부지매입비 1038억원 포함)의 사업비가 투입된 서울관은 8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 외에 미디어랩, 영화관, 멀티프로젝트홀, 세미나실, 디지털정보실을 두루 갖췄다. 전시실 중에는 천정고가 17m에 이르는 중앙의 ‘서울박스’가 가장 눈길을 끈다. 6개월마다 특별한 대작이 교체 설치될 이 공간은 서울관의 핵심적 아이콘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시원한 전시실에는 자연광이 살짝살짝 들어오도록 설계됐다.

나머지 전시실도 지하공간을 활용해 높이를 3~15m로 틔워 대형 설치작업, 미디어아트 등이 무리없이 구현될 전망이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또 건물 안팎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다각도로 사용하기 위해 6개의 분화된 ’마당‘을 조성한 것도 도드라진다. 열린마당, 미술관 마당, 종친부 마당 등 6개 마당은 사람들이 전시실에 편리하게 진입하기 위한 매개공간인 동시에, 행사를 위한 참여공간, 휴식공간을 겸하게 된다. 또 현대미술관에서 빠져서는 안될 편의시설인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푸드코트, 디지털 북카페도 조성됐다. 단 나무 식재가 아직 덜돼 너른 미술관 부지와 마당에 나무그늘이 매우 부족하고, 조경과 휴게시설 등도 미흡한 상황이다.

▶개관 기념 특별전 ‘풍성’=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개관의 의미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11월12일부터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에서 일제히 개관특별전을 선보인다.

서울관은 국내외 유명 전시기획자 7명이 공동기획해 작금의 국제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연결-전개’전을 내년 2월말까지 연다. 최은주(한국), 리차드 플러드(미국), 앤 갤러거(영국), 유코 하세가와(일본) 등의 기획자는 설치 미디어 회화 등 현대미술의 전 부문을 아우르며 오늘 세계 미술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한 ‘자이트 가이스트 시대정신'전(~내년 4월27일), 장르간 융합전시인 ‘알레프 프로젝트’(~내년 3월16일), 유명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공간 설치작업 ‘집 속의 집 속의 집 집속의 집 속의 집’ 프로젝트(~내년 5월11일), 조각가 최우람의 움직이는 기계생명체 설치작업(~내년 11월9일)도 개최된다.

과천관에서는 인도와 중국 현대작가들의 ‘풍경’에 대한 미학을 보여주는 ‘인도 중국 현대미술전: 풍경의 귀환’전이, 덕수궁관에서는 ‘명화를 만나다: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이 각각 열린다.

▶개관기념 특별할인권 이용해볼만=미술관측은 보다 많은 국민들이 서울관을 찾도록하기 위해 특별할인 통합권을 발행한다. 내년 구정까지 적용되는 통합권은 서울관의 기획전 3건을 50%이상 할인된 금액(7000원)에 볼 수 있다. 또 서울관, 과천관의 모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통합권(1만원)도 발행한다. 아울러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도 하루 네차례 운행한다. 개관초기 쾌적한 관람환경을 유지하기위해 11월 30일까지 온라인 사전예약제도 시범운영한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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