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 삼청로 30번지 ‘상상력 발전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달 13일 오픈 과천관·덕수궁관과 함께 ‘3관 체제’ 로 운영…도심속 현대미술관 건립 위한 미술계 오랜 노력 결실
지상 3층·지하 3층 연면적 5만2125㎡ 규모
전통-현대, 일상-예술 어우러진 공간

8개 전시실에 혁신적 현대미술 수용 초점
현대 소장품·新매체 융복합 전시 집중

10개의 출입구·6개의 마당 열린 구조
더없이 자유롭고 홀가분하게 관람할 수 있어


마침내 우리도 도심에 국립미술관을 보유하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유일하게 수도에 국립미술관이 없었던 한국은 이제 보름 후면 도심에 번듯한 미술관을 갖게 된다. 바야흐로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상력의 원천’인 미술관은 국민 누구나 즐겨 찾으며 새로운 예술을 체험하고, 영감을 얻는 곳이란 점에서 더없이 반갑다. 더구나 새 미술관은 출입구가 10개나 되는 열린 구조인 데다, 여러 개의 건물을 낮고 다양하게 배치하며 ‘마당’을 6개나 조성해 자유로움을 한껏 살렸다.

▶수령 200년된 비술나무가 반기는 미니멀한 현대미술관=서울 삼청로30번지, 옛 기무사 및 서울지구병원 부지에 들어선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은 전통과 현대,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진 미술관이다. 미술관 앞으론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이, 동으론 북촌 한옥마을이, 남서쪽으론 광화문광장이, 남동쪽으론 인사동거리가 이어져 있는 요지 중의 요지다.

서울관 주(主)출입구에는 고풍스런 아름드리 고목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관람객을 맞는다. 수령 200년된 비술나무다. 중앙통로 뒤로는 조선시대 왕가의 사무를 총괄하던 종친부(서울시 유형문화재 제9호) 건물의 날렵한 처마선이 보인다. 이 고(古)건축에, 1928년 건립된 근대건축물인 옛 기무사(등록문화재 375호,서울관 사무동), 새로 지은 세련된 서울관이 어우러지며 묘한 하모니를 뿜어낸다. 


지상 3층·지하 3층 연면적 5만2125㎡ 규모의 서울관은 모두 8개 전시실을 갖추고, 다음달 13일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새 미술관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수용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 현대의 소장품과 신매체가 어우러진 융복합 전시가 집중적으로 열리게 된다. 또 참신한 현장 커미션워크와 디지털 아카이브센터, 영화관을 갖춘 ‘일상 속 미술관’도 지향한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도심에 현대미술관을 세우기 위한 미술계의 오랜 노력이 마침내 서울관을 탄생시켰다”며 “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열린 미술관, 글로벌 다양성을 증진하는 한국 예술의 중심미술관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3관 체제’활짝=서울관이 문을 열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덕수궁관과 함께 ‘3관 체제’로 운영된다. 각관은 저마다 성격을 달리한다.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사를 정립하는 기관으로 원로작가 회고전과 청년작가 지원전을 주로 개최하게 된다. 덕수궁관은 한국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국내외 근대미술 주제전을 담당하게 된다. 반면 서울관은 보다 혁신적인 현대미술을 과감히 수용할 예정이다. 동시대 미술현장을 반영한 전시라든가 첨단 매체를 활용한 융복합 프로젝트 등이 이어진다.

총 2460억원(부지 매입비 1038억원 포함)의 사업비가 투입된 서울관은 8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 외에 미디어랩, 영화관, 멀티프로젝트홀을 두루 갖췄다. 전시실 중에는 천장고가 17m에 이르는 중앙의 ‘서울박스’가 가장 눈길을 끈다. 자연광이 살짝살짝 들어오는 이 공간에선 6개월마다 매력적인 대작이 교체 설치돼 서울관의 핵심적 아이콘이 될 전망이다. 또 건물 안팎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다각도로 사용하기 위해 6개의 분화된 마당을 조성한 것도 도드라진다. 열린마당, 종친부 마당 등 6개 마당은 사람들이 전시실에 편리하게 진입하기 위한 매개공간인 동시에, 행사를 위한 참여공간을 겸하게 된다.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과 인접한 옛 기무사터에 들어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연간 30억원대에 불과한 미술관 작품구입비, 인력 부족, 조경 미비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출발하나 도심에‘ 시각예술문화의 구심점’이 될 미술관이 들어섰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개관 기념 특별전‘풍성’=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개관의 의미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11월 12일부터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에서 일제히 개관특별전을 선보인다. 서울관은 국내외 유명 전시기획자 7명이 공동기획해 작금의 국제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연결-전개’전을 내년 2월 말까지 연다. 리처드 플러드(미국), 앤 갤러거(영국), 유코 하세가와(일본) 등의 기획자는 설치 미디어 회화 등 현대미술의 전 부문을 아우르며 오늘 세계 미술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한 ‘자이트 가이스트 시대정신’전(~내년 4월 27일), 장르 간 융합전시인 ‘알레프 프로젝트’(~내년 3월 16일), 유명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설치작업 ‘집속의 집속의 집…’(~내년 5월 11일), 조각가 최우람의 기계생명체 작업(~내년 11월 9일)도 개최된다. 과천관에서는 ‘인도 중국 현대미술전: 풍경의 귀환’전이, 덕수궁관에서는 ‘명화를 만나다: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이 각각 열린다.

▶개관기념 특별할인권 이용해볼만=미술관 측은 보다 많은 국민이 서울관을 찾도록 하기 위해 특별할인 통합권을 발행한다. 내년 설날까지 적용될 통합권은 서울관의 기획전 3건을 50% 이상 할인된 금액(7000원)에 볼 수 있다. 또 서울관, 과천관 통합권(1만원)도 발행한다. 아울러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도 하루 네 차례 운행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t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