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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저승사자 위의 저승사자...국감을 감시하는 NGO모니터단 총괄집행위원장
“아직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많지만, 국회의원들의 준비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

5개의 모니터로 국회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고 있던 홍금애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총괄집행위원장 겸 기획실장의 2013년 국정감사 초반 관전평이다. 대선 직전 후다닥 해치웠던 지난해 국감과 비교해 올해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의원들의 꼼꼼한 준비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15년 째 모니터단을 이끌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때로는 생업까지 포기하며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밥값을 하면서 나라살림을 점검하는지 감시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총 지휘해왔다. 피감기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회의원들을 감시하는 총괄 저승사자인 셈이다.

홍 실장은 “15년 전만해도 국정감사장에 국회의원들은 없었다”는 말로 지난 15년의 변화를 설명했다. 일괄질의, 일괄답변 형태로 시작됐던 국정감사가 1대1 질의응답이라는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데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NGO 모니터단을 대하는 국회의원들의 자세 또한 많이 달라졌다. “시민단체에서 왔다고 하면 시큰둥하거나, 심지어 평가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먼저 달려와 평가 기준을 알려달라 하고, 또 상이라도 받으면 자랑스럽게 알리고 있다”고 달라진 풍경을 전했다.


홍 실장이 국감 모니터단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 실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는 의원들도 분명이 있다”며 “이런 의원들 덕에 나라가 굴러간다는 생각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주화 운동의 산물로 얻어낸 국정감사가 자칫 의원들의 무성의한 태로로 ‘일회성 보여주기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국회의원들, 또 이를 독려하는 시민단체의 노력에 이제는 명실상부한 국가적 주요 행사로 발전했다는 자부심이다.

“많이 발전했다”고 스스로 평가했지만, 홍 실장의 눈에는 아직도 멀었다. 홍 실장은 “외통위의 경우 비행기만 38시간을 타고 가서 단 하룻만에 5군데의 감사를 하는 비능률이 여전하다”며 “국방위도 현장시찰을 빼면 올해 실질 국감은 단 9일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화상시스템 등 IT를 이용한 국감의 효율화, 그리고 상시 국감 체제의 도입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국감을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부 의원들의 행태도 지적했다. 홍 실장은 “국감 전후로 출판기념회나 후원회를 개최하는 관행도 여전하다”며 “또 현장 국감의 경우 아직도 방송을 꺼려하는 태도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국감을 정치자금 마련이나 피감기관에 대한 접대 수단으로 여기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NGO모니터단의 앞으로 주요 과제라는 설명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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