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가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박근혜와 그 일당이 그 누구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미명하에 외세와 야합해 우리의 체제전복을 노리고 우리의 핵무장을 해제하려고 분별없이 달려든다면 스스로 제 무덤을 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가 정한 목표를 따라 우리식대로 세계가 부러워하게 강성한 나라를 일떠세우기 위하여 핵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굳게 틀어쥐고 변함없이 전진해 나갈 것”이라며 핵무력·경제발전 병진노선 고수 방침을 재천명했다.

대변인은 특히 박 대통령에 대해 “박근혜도 정치인이라면 세상만사를 똑바로 가려보고 격에 맞게 입을 놀려야 할 것”, “유신의 길, 독재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박근혜의 정치”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했다.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지난 5월에도 담화를 통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가며 거칠게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후에는 박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남조선 집권자’, ‘청와대 안방주인’ 등의 표현을 사용해 우회적으로 비판해왔다.

북한이 다시 박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이후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대북 ‘원칙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남북관계에 대한 불만 표출과 함께 대북정책의 전환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