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8월 중순을 기점으로 올 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12일 예비전력이 200만kW(킬로와트)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돼 전력당국이 초 긴장하고 있다.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250만kW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200만∼300만kW 사이에서 10분 이상 머물면 전력수급경보 3단계인 ‘주의’가 발령된다. 순환단전 조치 이전 단계인 ‘주의’ 경보는 올해와 전력수급 상황이 비슷했던 지난해 8월 6∼7일 이틀 연속 발령된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11일 전력당국 관계자는 “12일부터 산업계가 대부분 휴가시즌을 보내고, 정상조업에 나서기 시작하고, 전국적으로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예비력 300만kW대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력 당국은 이날 절전 규제를 비롯해 산업체 조업조정 등 가용한 수요관리 방안을 총동원한다해도 전력 수요가 시간당 평균 7600만kW 안팎에 달하고 있어 올 여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종전 최대 수요치인 지난 1월 3일의 7652만kW를 넘어설 것ㅎ이란 우려 섞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전력 당국의 기본 전기 공급력이 7762만kW인데다가, 비상공급 수단을 총 동원한다하더라도 7817만kW가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력 수급이 위험 수위까지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발전기가 1개라도 가동을 멈출 경우 예비력이 100만kW 부근까지 하락하는 만큼 마지막 수단인 ‘순환단전’까지 고려해야 상황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9·15 전력 사태’ 당시 예비력이 20만kW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사전 예고없이 순환단전 조치를 취해 큰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 처럼 전력 대란이 예고되면서 전력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전력 유관기관장을 소집해 한국전력에서 ‘긴급 전력수급 위기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당초 한진현 제2차관이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다급해진 만큼 장관이 직접 주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예비력 수치에 따라 준비된 비상조치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절전규제 등 수요관리를 극대화할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 당국은 순환단전만은 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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