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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정부도 인정한 소통의 리더십…그의 손에서 2000조가 움직인다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3개 민간단체…그들을 이끄는 DNA는?
경제관료 출신 박병원 회장
카리스마·자유분방함 겸비
은행이익 대변 든든한 조력자로



대부업을 제외한 국민들의 모든 금융정보가 집중되는 곳은?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등 22개 은행과 신용보증기관, 금융공기업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전국은행연합회’다.

전국은행연합회는 2031조원에 달하는 자산 규모를 가진 국내은행을 대표하는 단체다. 은행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은행과 은행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은행업계를 대표해 정부와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금융산업의 근간이자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은행을 대표하는 만큼 전국은행연합회는 생보협회, 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민간금융단체 중에서도 맏형 격에 해당한다.

자산 2000조가 넘는 초대형 회원사를 가진 은행연합회를 이끄는 수장은 뚜렷한 ‘경제관료 DNA’를 가져왔다. 민간금융단체장이지만 일반은행 출신보다는 고위 경제관료들이 협회장으로 활동했다.

1928년 경성은행집회소로 발족해 1984년 현재의 골격을 갖춘 은행연합회는 2013년 현재까지 3년씩, 10명의 협회장이 거쳐갔다.

한국은행 총재이자 경제기획원 장관이었던 김준성 초대(1984~1986년) 협회장부터 신병현 회장(2대ㆍ한은총재), 이동호 회장(6대ㆍ내무부 장관), 류시열 회장(7대ㆍ한은 부총재) 등은 물론, 현재 박병원 회장(11대ㆍ재경부 차관), 신동규 회장(10대ㆍ재정부 기획관리실장), 유지창 회장(9대ㆍ금감위 부위원장) 등도 대표적인 경제관료 출신의 금융인이다.

경제부처에서 물러난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수출입은행장, 산업은행 총재 등 민간금융기관 수장을 맡아 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쌓은 후 협회장으로 온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의 출신 성분이 말해 주듯 전국은행연합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부와 업계의 매끄러운 소통을 돕는 데 있다. 달리 말해 은행의 입장을 정부에 얼마나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때문에 민간금융기관인 은행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장이 민간 출신에서 선출돼야 한다는 주장과, 소위 정부의 ’쎈’ 인물이 와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기도 한다. 관치금융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사례이기도 하다.

국내 은행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은행연합회의 규모와 회장의 영향력은 함께 증대돼 왔다.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이들은 업계의 크고 작은 변화를 주도했다. 10대 신동규 회장의 재임 기간에는 코픽스(COFIX) 도입, 민간 배드뱅크 등을 설립했고 9대 유지창 회장은 은행사회공헌협의회를 설치해 은행의 공익성을 강화하는데 앞장섰다.

8대 신동혁 회장 때는 방카슈랑스를 도입하고 당시 사회적 문제였던 ‘신용불량자’와 관련해 ‘은행경영강령’을 제정해 책임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병원 회장(사진·11대)에게 주어진 하반기 은행권의 과제는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수수료 정상화 방안이다. 지난 4월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수수료체계 개편을 위해 TF를 발족했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자유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7회) 출신으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재경부 차관,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지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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