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할일 넘치는데…국회 또 ‘하세월’
9월국회 민생 등 처리법안 산더미…정쟁에 텅텅 비는 의원회관
與는 휴가삼매경 · 野는 장외투쟁
지역구 활동 핑계로 여의도 등져
정국주도권 혈투 사실상 기능마비


“장외투쟁하더라도 민생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민생을 찾아야 한다.”

민주당 장외투쟁이 시작된 1일 여야 대표는 이렇게 일제히 ‘민생’을 외쳤다. 그런데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은 텅 비다시피했다. 새누리당 의원은 휴가와 지역구 활동 등으로 자리를 비웠고, 민주당 의원은 서울광장으로 우르르 몰려갔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많은 의원과 보좌관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리를 비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두 명의 보좌관만 남겨둔 채 의원실을 단체로 비운 곳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이뤄지고 있는 민생탐방 활동도 원내 지도부나 각 정조위원장급이나 나설 뿐, 개별의원의 참여는 저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수북이 쌓여만 가는 민생법안. 정쟁 속에 민주당은 장외로 나가고, 새누리당은 휴가중. 2일 국회에는 처리되지 못한 민생 법안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민주당 관계자도 “오전 서울광장 일정이 끝나면 각 지역구로 내려가 국회로 오지 않는 의원이 많다”고 귀띔했다.

‘텅 빈’ 국회는 최소한 15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제 막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 입장에서는 하루이틀 만에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당 역시 여기서 밀리면 정국 주도권을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물러서지 못하는 처지다.

문제는 나라 사정이 15일까지 기다릴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해서는 증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처리해야 하고, 또 ‘4대강’ ‘경제민주화 및 을 지키기’ 등 9월 정기국회에서 심도있게 다뤄야 할 법안도 산더미다.

국회선진화법 시행으로 모든 법안은 법안심사 소위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상임위 상정이 가능하다. 또 상임위와 법사위에서도 해당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유지돼야 본회의까지 갈 수 있다. 지금처럼 여야가 대치한 상항에서는 법안내용의 검토조차 이뤄질 수 없다. 국회의 입법 기능 자체가 마비된 셈이다.

새누리당이 자체 집계한 시급한 대선공약 관련 법안 204개 중 그나마 국회에서 처리가 끝난 것은 30여개에 불과하다. 무상보육의 핵심 법안인 영유아보육법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원 분담 비율, 일자리 만들기 관련 법안,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법 상당수는 여전히 의원 책상 위에 잠들어 있다.

당장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여야는 “중산층과 서민에게 부담이 가선 안된다”는 ‘정치학 원론’만을 되풀이할 뿐이다.

특히 8월에는 국정감사 준비도 한창 해야 할 때인데 의원이 자리를 비우다보니 보좌관까지 덩달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한 기업의 대관업무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8월에는 의원실별 자료 요청이나 현안 설명 요구로 휴가 가기도 힘들었지만, 올해는 그런 요청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 정책 현안를 다루고 있는 한 의원은 “재경위ㆍ정무위ㆍ교문위 등 상임위마다 현안도 산적하고, 또 9월 국정감사에서 다뤄야 할 것도 많은데 지도부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며 답답함을 하소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