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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보다 배꼽이 더 커버린 공기업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공기업들이 설립목적 외 신규사업이나 비핵심사업으로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버린 형국이다.

이런 공기업들의 움직임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과 위험 분산이란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사업 위축, 다른 공공기관과 민간시장 잠식을 불러올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다.

29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의 단지조성 사업예산은 전체 예산의 17%에 달한다. 수자원공사의 고유사업인 수자원개발(8.3%)과 수도건설사업(6.9%)을 합한 금액보다 많다.

단지조성사업은 공사의 설립목적인 수자원의 개발ㆍ관리 및 생활용수 공급, 수질개선 등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센터의 이주경 연구원은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단지 분양이 안정적인 수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특히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은 비용이 들어가는 시점과 수익을 내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아 경영에 부담을 줄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공기업과 업무 중복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LH)가 단지분양사업을, 산업단지공단은 산업단지개발사업을 각각 수행하고 있다. 두 기관 모두 해당사업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2009년 은행권 발행에 따른 수입이 1257억원이고 기타수입은 923억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기타 수입이 은행권 수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은행권 발행 수입과 기타 수입은 각각 1039억원,1286억원을 기록했다.

카드 사용 증가와 5만원권 유통(2009년 6월)을 계기로 화폐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탓이 크다. 앞서 공사는 2008년말 법령 개정을 통해 위ㆍ변조 방지 및 보안 기능과 금속공예품 등의 제조ㆍ판매ㆍ수출 등 업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대한석탄공사의 설립목적은 석탄의 수급 안정. 이 공사는 국내 석탄산업 침체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해외사업이 국내 석탄수급 안정과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해외 개발 석탄을 전량 해외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기업이 비핵심사업을 수행할 경우 공익성과 수익성의 선순환구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핵심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 국가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불러올 수 있어 철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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