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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 무슨 수식어가 필요한가
‘하이스쿨 뮤지컬’ ‘위대한 슈퍼스타’ ‘디 아더 플레이스’ …여름방학 맞아 청춘들의 꿈·우정·사랑 다룬 공연 잇따라
‘무대 속에 길이 있다!’

인생 길라잡이로 책만 한 게 없지만 꿈, 우정, 사랑 등의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는 수많은 청춘에게 문화예술은 장르 불문하고 가이드 노릇을 할 수 있다. 방학이 낀 여름철, 청소년과 대학 초년생을 손짓하는 무대가 여러 편 꾸며진다.

국내 공연물은 연령 등급이 따로 없어, 유아동ㆍ가족물 아니면 성인용 등 단둘로 나뉜다. 실제 공연 내용과 제작사가 정한 ‘관람가’ 등급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길거리 매춘 장면이 포함되고, 실제 공포탄이 발사되는 ‘레미제라블’이 ‘만 7세 이상 관람가’를 내세운 게 대표적. 대개 청소년은 어른과 섞여 공연을 보는데 이 어른용 공연 가운데 15~20대 초반 사이에서 더 공감할 만한 공연이 여러 편 눈에 띈다.

 
청춘의 꿈과 사랑·우정을 그린‘ 하이스쿨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 vs ‘위대한 슈퍼스타’=라이선스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 ~9월 1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과 창작 뮤지컬 ‘위대한 슈퍼스타’( ~9월 8일, 비너스홀)는 청춘의 꿈과 사랑, 우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연령대에 더 적합한 공연이다.

미국에선 영화,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하이스쿨 뮤지컬’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농구부 주장 트로이와 과학 천재 소녀 가브리엘라가 사랑과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다. 주연뿐 아니라 트로이를 짝사랑하는 샤페이 등 감초 조연까지 모두 저마다 재능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농구반, 연극반, 화학반, 뮤지컬 오디션 등 교내 학급 장면에 따라 무대가 다채롭게 바뀌며 배우는 성악과 무용, 마임, 리듬체조, 힙합, 요리 등 재주를 늘어놓는다.

극 중 무대 천장에서 튕겨 내려온 농구공을 농구반 학생들이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드리블하며 추는 군무, 트로이와 가브리엘라가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하는 사다리 장면이 가장 압권이다.

팝적인 음악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있어야 할 자리, 잘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노랫말은 진로에 고민하는 20대라면 더 깊이 새겨질 것 같다. 하지만 제작사가 티켓파워를 의식해 주연으로 발탁한 아이돌 스타의 설익은 연기와 열정이 빠진 심심한 노래 실력은 아쉽다.

창작 뮤지컬 ‘위대한 슈퍼스타’는 오디션 본선 무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주인공이 연축성 발성장애를 딛고 뮤지컬 스타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실제 ‘슈퍼스타K’에 출연한 연규성이 주연을 맡았다. 콘서트 형식 뮤지컬답게 노래, 춤, 비트박스, 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펼쳐진다. 흥겨운 무대를 신나게 즐기다 보면 꿈을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는 메시지가 남는다.

 
‘ 위대한 슈퍼스타’.

▶또래 문화 위한 연극, 뮤지컬도=각 지역 공연장과 문화재단은 청소년 직접 참여형, 체험형 공연을 마련했다.

다음달 16~17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공연하는 청소년 연극 ‘디 아더 플레이스(The Other Place)’는 학생, 교사, 학부모 간 소통의 부재와 몰이해로 발생하는 사건과 그로 인한 인물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해 구로아트밸리 상주극단 올리브와찐콩이 제작한 이 연극은 35개 학교에서 관람하는 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연극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대사, 상황 전개 등은 우리집 또는 옆집 얘기처럼 자연스럽고 사실적이다. 공연은 사전, 본 공연, 후속 등 3개로 나뉘며, 본 공연 전후 관객에게 공연 내용과 관련해 의견을 묻고 대화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제17회 전국 청소년연극제’가 다음달 7~12일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다. 앞서 오는 29일까지 8일간 서울 지역 경연팀 21개교, 비경연팀 3개교, 400명 학생이 참가하는 서울 지역 예선이 열린다. 예선을 통과한 최우수작, 우수작 2팀이 다음달 본선에 진출한다.

서울연극협회와 성북문화재단은 ‘제17회 전국 청소년연극제’의 서울 지역 예선과 ‘제4회 서울 청소년연극축제 창작독백대회’를 오는 28일까지 성북구민센터, 아리랑아트홀, 아리랑씨네미디어센터 등에서 연다.

실제 서울시내 고등학생 23명이 참여한 ‘충무 청소년 문화캠프’는 8월 4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유린타운’을 올린다. 참가 학생은 연기, 노래, 춤뿐 아니라 무대 세트, 의상, 소품 등까지 직접 제작했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김종욱 찾기’ ‘쓰릴미’를 연출한 이종석과 ‘넥스트 투 노멀’ ‘빌리 엘리어트’의 음악감독 이나영이 멘토로 참여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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