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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루한 장마,감칠맛 나는 그림 보며 잊으세요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이 처자, 무슨 음악을 듣길래 이렇게 무아지경에 빠진 걸까?

보랏빛 한복을 곱게 떨쳐 입은 여성이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여성의 머리 위론 하마, 얼룩말, 코끼리가 가득 얹혀져 있다.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난데없는 부조화’를 보여주는 이 그림은 신예 화가 김현정(25)의 작품 ‘내숭떨림’이다.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의 김현정은 화폭에 고전과 현대, 꿈과 현실을 마구 뒤섞는다. 그림이기에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믿는 작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21세기형 풍속화’를 그리는 게 목표다.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여성이 양은냄비를 부여잡고 라면을 폭풍(?)흡입한다든가, 명품구두 앞에서 군침을 흘리는 모습을 사실감있게 담아낸 것도 그 때문이다. 겉으론 대단히 우아한 척하지만 내면은 속물 그 자체인 인간 시리즈는 그래서 나왔다.

작가는 “열심히 그리고 보니 결국 내 모습이었다”며 내면이 이끄는대로 살지 못하고, 주위를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허위의식을 꼬집어본 그림이라고 밝혔다.

김현정의 작품은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갤러리이즈(대표 한수정)가 기획한 ‘감동을 말하다’전에 출품됐다. 오는 7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김현정 외에도 권두현, 김정수, 두민, 민성식, 박현웅, 성영록, 한슬, 한조영, 황순일 등 10명의 작가가 초대됐다.


카메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무릉도원을 활달한 붓놀림으로 표현하는 권두현, 진달래 꽃잎이 가득한 밥그릇으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김정수, 주사위를 통해 삶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두민, 새로운 풍경 실험을 거듭하는 민성식의 회화를 만날 수 있다.

또 입체적인 나무판에 따뜻하고 밝은 색채의 동화적 환상을 그리는 박현웅,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으로 매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성영록, 물신화된 사물을 표현함으로써 욕망의 분출과 실현을 암시하는 한슬, 장엄한 도시야경 속에 현대인의 심리를 담아내는 한조영, 극사실적 기법으로 인간의 본성을 드려다본 황순일의 작품도 내걸렸다. 총 34점.


한수정 갤러리이즈 대표는 “경기불황이 계속되는 요즈음 사람들의 지친 마음에 위안을 선사하고싶어 전시를 마련했다”고 했다. 02-736-6669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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