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부조합을 보여주는 이 그림은 신예 화가 김현정(25)의 작품이다.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의 김현정은 고전과 현대, 꿈과 현실을 마구 뒤섞는다. 그림이기에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고 믿는 작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21세기형 풍속화’를 그리는 게 목표다.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여성이 양은냄비를 부여잡고 라면을 폭풍(?)흡입한다든지, 명품구두 앞에서 침을 흘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겉으론 우아한 척 하지만 실제론 속물 그 자체인 그림 속 인물들은 ‘바로 내 모습 아닐까’하고 반문하게 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김현정 作 ‘내숭떨림’. 한지에 채색. [사진제공=갤러리이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