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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玄부총리 이례적 질타 왜?
정책조정 능력·리더십부재 불만
부총리에 힘실어주기 이중포석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일 공개석상에서 이례적으로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컨트롤타워를 주문한 배경에는 다중 포석이 깔려 있다. 정책조정 능력과 리더십 부재에 대한 질타, 동시에 영(令)이 서도록 현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 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현 부총리를 보는 시각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것이다.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박 대통령이 이날 현 부총리를 직접 거론한 데엔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강한 불만이 담겨 있다고 한다.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정책조정 능력 ▷리더십 ▷대(對)국회 소통 능력 등이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계속해서 부처 간 칸막이 제거와 협업, 일사분란한 정책 조정을 주문해왔다. 하지만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취득세 면제 연장을 둘러싸고 부처 간 이견만 노출되자 상당히 화가 났다는 게 청와대 주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부처 간 협업이 잘 안 되고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여전히 비효율과 낭비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경제부총리가 그동안 뭘 했느냐는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제 수장으로서의 리더십 대한 의구심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안에서 조차 “경제부총리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 “경제부총리가 경제수석 꼭두각시 놀음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부 분란이 팽배한 상황에서 현 부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태생적으로 ‘강한 청와대-실무 내각형’으로 꾸며졌기 때문에 나오는 부작용이다.

▶국회에 막힌 경제정책들=외국인투자촉진법 등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주도적으로 내놓은 법안들이 정치논리에 휘말려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현 부총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정치권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깔려 있다고 한다. 특히 4월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는데도 여전히 후속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국회의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에도 정부부처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비판이 여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경제부총리뿐이 없다”=이 같은 질책에도 불구, 박 대통령의 발언엔 현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이 좀 더 강하다고 한다. 부처 이기주의와 모피아의 집단적 반기 등에 대해 암묵적인 경고를 보내면서 현 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현 부총리와 조원동 경제수석 등 EPB(옛 경제기획원 출신)를 흔들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현 부총리와 조 수석을 찾아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것만 봐도 이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를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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