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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정이현의 되돌아본 90년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정이현의 ‘안녕, 내 모든 것’(창비)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두레박이 됐다. 2011년 12월19일 그의 죽음은 기억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1994년의 시간으로 끌고 간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의 죽음의 기억에는 당시 강남에서 함께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세 친구가 있다. 복잡한 가정사를 지닌 채 부모와 떨어져 부유층 조부모의 집에 얹혀 살며 친구들에게는 숨기는 세미, 통제할 수 없이 반복적으로 욕울 내뱉는 뚜렛 증후군에 시달리는 준모, 한 번 보거나 들은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범한 기억력의 소유자 지혜다.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함께 지내오며 일종의 그룹을 형성하지만 내면에는 상처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전두환ㆍ노태우 대통령 구속, 서태지와 하이텔, 1994년의 폭염으로 기억되는 90년대를 작가는 왜 주목했을까. 아직 80년대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의식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 90년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마치 비디오 테이프를 빨리 돌려보기 하듯 지나쳐 온 90년대를 생생한 현장으로 복원시키며 다시 보기를 유도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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