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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올 여름 장르소설 어떤 걸 볼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장르의 계절이 왔다. 국내 장르 시장이 조금씩 다져지고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엔 주저없이 집어들 만한 추리, 판타지, 스릴러물이 여럿 나왔다. 추리의 본고장이랄 미국과 영국, 일본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독일의 추리소설까지 저마다 다른 빛깔의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몰입도가 뛰어난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이 내놓은 ‘인페르노’(문학수첩)는 출간전 이례적으로 프롤로그와 제1장을 전자책으로 먼저 공개해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인페르노’는 빠른 진행과 간결한 문체, 매력적인 소재라는 댄 브라운 스타일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이번 소설의 주 테마는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단테의 ‘신곡’. 소설 속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발견하게 되는 모든 예술 작품이 직ㆍ간접적으로 단테와 연관돼 있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기억을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난 로버트 랭던 하버드대 교수는 인류의 미래가 달린 중대하고 위험한 계획에 자신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의 마지막 기억은 하버드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뿐이지만,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내일까지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의 랭던 앞에 고슴도치 머리의 추격자가 나타난다. 이를 저지하려던 담당의사가 눈앞에서 사살되지만, 랭던은 젊은 영국인 여의사 시에나 브룩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병원을 탈출한다. 왜, 누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랭던의 재킷 안에는 최첨단 실린더에 감춰진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가 들어있다. 정부가 보낸 군인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암살자에게 쫓기는 가운데 랭던은 세계보건기구와 의문의 비밀단체 컨소시엄, 그리고 미치광이 과학자가 연관된 대규모 생물학적 테러 계획에 자신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21세기를 대표하는 복음주의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쓴 환타지 ‘에이딘 연대기’(포이에마)는 영국 판타지 문학의 계보를 잇는다. 이 소설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독교의 진리를 입증하고자 하는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 특별할 것 없는 삶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사춘기 소년 소녀인 피터와 줄리아는 ‘에이딘'이라는 낯선 세계를 만나게 되면서 엄청난 모험을 하게 된다. 악의 세력에 굴복하고 정의를 잃어버린 나라의 ‘구원자’로 뜻하지 않게 발을 딛게 된 주인공들은 자칼, 레오파드, 늑대의 탈을 쓴 귀족, 반인반수의 굴녹 등과 맞서게 된다. 


뻔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에 식상한 한국독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작 ‘사악한 늑대’(북로드)는 가녀린 소녀의 처참한 시체의 발견을 시작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 방송인 한나, 피아의 친구 엠마 등 여러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휘몰아친다. 넬리의 특징은 실제인물을 보고 쓴 듯한 사실적인 인물묘사에 있다.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던 각 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거대한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의 디테일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뜨거운 여름밤 강 위에 깡마른 소녀의 시체가 떠오른다. 배의 스크루에 처참하게 훼손된 소녀의 몸에는 죽기 전 받았던 학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수사에 나선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언론의 힘까지 빌려 단서를 찾으려하지만 헛수고다. 그 와중에 유명 방송인 한나가 처참하게 폭행당한 채 발견된다. 한나의 정신 상담을 맡아왔던 상담사까지 참혹한 시체로 발견된다.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작가‘로 사랑받는 미야베 미유키의 5년 만에 발표한 현대 미스터리 ‘솔로몬의 위증’(문학동네)은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추락사에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 눈 쌓인 학교 뒤뜰에서 2학년 남학생 가시와기 다쿠야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짓지만 하나둘 희생자는 늘어난다. 이윽고 불량학생들에게 살해당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학교폭력의 끔찍한 실상이 밝혀진다. 10대의 심리묘사에 탁월한 작가의 글 맛을 느낄 수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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