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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 홀릭> 파격의 항아리 그리고 무위자연
세로로 긴 무덤덤한 분청사기에 커다란 붓자국이 ‘휘익’하고 지나갔다.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파격’의 항아리다. 사람이 만들었으되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의 산천초목처럼 편안하고 너그럽다.

번잡한 세속의 잡념을 잠시 잊게 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세계를 보여 주는 이 도자기는 도예가 이수종의 작품이다. 작가는 높이 48cm의 큼지막한 분청사기에, 검붉은 붓 드로잉을 시도하며 자신의 철학을 풀어냈다.

전업작가인 이수종은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관념보다는 노동으로 작업한다. 자연 속에서 흙과 대화하며, 농부가 철 따라 농사 짓듯 빚은 그의 도자기는 추사의 ‘세한도’ 속 정갈한 초옥을 닮았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이수종 ‘철화분청 항아리’.                    [사진제공=지앤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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