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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키 신작‘ 색채가…’ 오늘 첫발매
광화문 교보문고서 판매돌입
오전부터 독자들 장사진

선주문 25만부…전작 ‘1Q84’ 3배
초판 20만부, 단행본으론 처음



발매 1주일 전 예약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하루키<사진>의 신작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가 7월 1일 정오 광화문 교보문고를 시작으로 발매에 들어가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하루키가 3년 만에 내놓은 이 소설은 국내 출간 전 선주문만 25만부를 기록했으며, 민음사는 초판으로 20만부를 발행했다. 20만부 초판 발행은 한 권짜리 단행본으로는 국내 출판사상 처음이다. 일본에서 발간 6일 만에 발행부수 100만부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역사를 다시 쓴 화제작답게 ‘색채가 없는…’는 발간 전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어 예약판매량이 전작인 ‘1Q84’보다 3배 정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루키 문학의 귀환’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색채가 없는…’은 철도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 다자키 쓰쿠루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개인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 일이 일어난 것은 대학 2학년 여름방학이었다. 그리고 그 여름을 경계로 다자키 쓰쿠루의 인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고 말았다.”

스무 살 다자키 쓰쿠루는 가장 친한 네 명의 친구들로부터 갑작스럽게 절교를 당한다. 이유도 알지 못한 그는 따라서 어떤 변명도 할 수가 없었다. 절망으로 거의 죽음만 생각하며 살아가다가 서른여섯 살, 다자키는 철도회사에서 역을 설계하는 일을 하게 된다. 과거의 상실을 덮어두고 묵묵히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온다. 그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두 살 연상의 여행사 직원 기모토는 다자키의 얘기를 듣고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제안한다.

클래식 음악을 배음으로 쓰는 하루키 스타일대로 이번 소설에도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의 명상적인 음률이 깔린다. 다자키는 인파가 밀려드는 도쿄의 역에서 과거가 살아숨쉬는 나고야, 핀란드의 호반도시 헤멘린나를 거쳐 다시 도쿄에 이르기까지 망각된 시간과 장소를 찾아 운명적인 여행을 떠난다.

‘색채가 없는…’은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이후 일련의 하루키 소설들의 구성과 발상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간결한 문체, 미스터리 기법, 몰입하게 하는 빠른 호흡 등 초기 리얼리즘 계열의 특징을 보인다.

하루키는 이 작품에 대해, “짧은 소설을 쓰려고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별로 그런 경우가 없는데, 그러고 보면 ‘노르웨이의 숲’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루키 소설의 특징은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방식을 통해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데 있다. 특히 하루키의 장인적 기법이 드러나는 부분은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피하고 싶은 감성의 깊은 곳을 건드려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데 있다. 하루키 소설을 중독성이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이날 첫 발매를 시작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는 오전부터 책을 사려는 독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민음사는 최초 구매자 10명에게는 하루키 사인본의 증정하고, 소설 낭독회 등을 마련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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