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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지 빚독촉 · 파생상품 재등장…美 또 악몽이…
美 경기호전에 고개드는 어둠의 그림자
‘글로벌 금융위기 주범’ 파생상품
단기 고수익 불구 손실 큰 위험상품
월가 잇단 출시…투자자들은 외면

부동산 모기지론 회수 본격화
금융위기때 고금리 주택담보융자
美은행, 채무자 대상 소송전 준비




미국 경기가 주택과 소비시장을 중심으로 호전될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웅크리고 있던 미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속속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경제의 불길한 전조는 월스트리트의 금융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파생상품을 다시 팔겠다고 나섰고, 모기지론 채무자에게는 수년간 유보해왔던 빚 독촉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장본인이 경기가 반짝 살아나자 ‘나만 살겠다’는 얌체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 최대은행, 금융위기 불러온 파생상품 다시 내놨다가 ‘외면’=미국 최대은행인 JP모간체이스, 미 투자은행 모간스탠리 등 2개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파생상품을 다시 내놨다.

이들이 내놓은 건 일명 ‘합성부채담보부증권(Synthetic CDO)’이라고 불리는 복잡한 개념의 파생상품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주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상품 투자자는 투자금에 비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만약 일이 꼬이면 금융업계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파장이 막강해 투자에 극도의 주의가 요구되는 상품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큰 수익금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려들기 때문에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는 금융업계로서는 좋은 ‘떡밥’이다. 양측이 일종의 모럴해저드에 빠진 가운데 판매액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미 은행의 이러한 시도에 투자자가 일단 외면해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막대한 규모로 투자했던 옛 투자자의 흔적 또한 찾아볼 수 없어 월스트리트가 전과 비교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줬다고 평했다.

▶부동산 모기지론 회수도 본격 나서=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은행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을 대거 담보로 잡아놓고 수년간 잠잠히 있다가 최근 수많은 채무자를 대상으로 빚 독촉을 위한 본격적인 소송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그러나 대부분의 채무자는 이러한 사실을 아직 잘 모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실상을 전했다.

WP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출신 호세 산토스 베나비데스(42) 씨 부부는 두 딸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와 정원사로 일하며 억대 연봉을 받았다. 메릴랜드 주 중부의 록빌에 방이 4개가 있는 시세 46만9000달러(약 5억2900만원)짜리 아파트를 연간 1만5000달러씩 갚아나가기로 하고 장만했을 때만 해도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것만 같았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사태가 벌어지자 수입이 급감했고 아파트 모기지론을 갚기에도 벅찼다. 은행에서 부동산을 차압하겠다는 우편이 날아들었고, 결국 아파트를 나와야 했다. 그런데 수년 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11월 은행에서 갑자기 11만5000달러를 더 갚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자신도 모른 체 고금리의 연체이자로 빚이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그는 “지금 갚을 능력이 없다. 무섭다”고 했다.

신문은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소 400명의 메릴랜드 주 거주자가 담보물을 처분해도 모자라는 부족액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 달라며 ‘부족금 판결’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시세가 50만달러인 집에 모기지론으로 살다가 금융위기로 시세가 30만달러가 되어버리면 20만달러가 ‘부족금’에 해당한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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