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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對中 · 라오스외교 北에 ‘OK패’…평양行도 몰랐던 깜깜이 정보력
탈북 청소년 28일 북송 뒷북확인 통해 본 외교 난맥상
탈북자 ‘조용한 외교’원칙 한계
무사태평 대사관 대응도 도마에




라오스에서 체포됐던 ‘꽃제비’ 출신 탈북 청소년 9명이 이미 28일 북송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 외교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한국행을 희망했던 탈북 청소년들이 강제 북송되는 과정에서 미흡한 대중국, 대라오스 외교력을 비롯해 정보력 부재와 무사안일 행태까지 황당할 정도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탈북자 문제에 ‘조용한 외교’ 원칙을 고수해온 정부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완전히 물먹은 대중 외교=이번 사안이 진행되는 동안 한ㆍ중 간 협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탈북 청소년들은 27일 추방돼 중국 쿤밍과 베이징 공항을 거쳐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강제 북송됐지만, 외교부는 이들의 소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중국은 오히려 탈북 청소년들에게 중국 도시를 경유할 수 있는 단체여행비자를 발급해주는 등 사실상 북한편을 들어줬다. 외교부는 27일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중국의 협조를 구했지만 이미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었다. 중국이 탈북자 북송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의 기민했던 외교 행보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라오스와의 외교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외교부는 라오스의 한국행 보장 약속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지만, 라오스가 탈북 청소년들을 강제 추방한 이후에야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해줬을 뿐이었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은 30일 “라오스가 그동안 탈북자 처리 문제와 관련해 협조적이었다는 점만을 지나치게 믿고, 북한과 라오스가 같은 사회주의 체제 국가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당 대 당 교류는 물론, 치안과 군사 부문 고위 인사들의 상호 방문을 확대하는 등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추세다.

▶무능한 정보력ㆍ대사관 무사태평=특히 이번 사안에서 정보력 부재는 심각할 정도였다. 정부는 북한이 라오스에서 탈북 청소년들을 빼내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데려가는 치밀한 작전을 전개하는 동안 ‘깜깜이’ 수준의 정보력만을 노출했다. 라오스의 탈북 청소년들의 중국 추방은 물론, 이들이 평양으로 돌아간 지 만 하루가 지나는 동안에도 이 같은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의 안이한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현지 대사관은 탈북 청소년들이 억류돼 있는 18일 동안 단 한 차례의 영사 면담도 하지 못했다. 탈북 청소년들을 라오스까지 안내했던 주모 선교사 부부가 우리 국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라오스에서 풀려나 한국에 온 주 선교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지 대사관에 전화했더니 “그냥 ‘기다려라, 10~15일이면 대사관에 들어올 수 있다’며 안심시키더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라오스에서 체포되고 추방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영사 면담조차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조용한 외교로 처리해왔던 탈북자 문제가 형식과 루트까지 공개된 마당에 이 같은 경우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더는 조용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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