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곳곳서 터지는 국정 지뢰밭…靑·政 원칙만 있고 대책은 없다
국민정서 예민한 대형 이슈
취임 100일 심각한 자성모드

대통령 입만 바라보는 靑·政
갈등조정·선제대응 원칙론뿐
톱니빠진 기어처럼 헛돌기만




다음달 4일 취임 100일을 맞는 박근혜정부에 노란불이 켜졌다. 빨간불이 들어오기 전에 위기 신호인 셈이다. 각종 국정 현안을 둘러싸고 파열음이 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만 쳐다볼 뿐 행정의 톱니바퀴는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국정 표류와 관련해 강력한 대책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00일을 ‘자성’의 시간으로 채우게 된 셈이다.

▶靑 “심각“… 자성의 100일=2008년 6월 당시 100일을 하루 앞둔 3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우리가 잘 몰랐던 점이 적지 않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이 만족해야 의미가 있다”고 반성의 변(變)을 쏟아냈다.

그리고 꼭 5년이 흐른 2013년 6월 3일, 박 대통령 역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부 부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국정 운영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100일 트라우마’의 데자뷔인 셈이다.

탈북자의 강제 북송 문제나 원전 가동 중단, 밀양 송전탑, 공공 의료기관의 첫 폐업(진주의료원), 영ㆍ유아 보육시설의 불량 급식과 아동 학대 등 모두 하나같이 국민 정서를 예리하게 찌를 수밖에 없는 민감한 문제들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고 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곤혹스럽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뭘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해 최근 일련의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아무래도 (대통령께서) 다음주 월요일에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들 문제에 대해 세게 말씀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특히 원전 가동 중단으로 인한 전력난으로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절전을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판단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가 지난 29일 원전 관련 관계기관장을 소집해 “그동안 무엇을 했지는 모르겠다. 어떻게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질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원칙(?)만 있고 대책은 없었다=박 대통령은 지난 4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회적 갈등과 관련해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는 잠재적 정책 현안에 대해 갈등 발생 후에 조정하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기 전에 그 쟁점과 파급 효과를 미리 파악해 선제적 대응책을 강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 경보 체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틈만 나면 현장 중심의 행정과 철저한 공직 기강을 수차례 주문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주문은 사실상 공염불로 그쳤다. 청와대 당국자는 탈북자 북송과 관련해 “외교 당국이 탁상머리에 앉아 안일하게 대처했다”면서 “황당한 사건”이라고 혀를 찼다. 불개입 원칙을 견지해왔던 진주의료원 사태로 폐업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지 청와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원칙만 있었지, 박 대통령의 주문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아 강등이 증폭됐다는 진단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청와대 참모들이나 각 장관이나 모두 대통령만 쳐다보고 있을 뿐, 알아서 일을 처리하려 하지 않고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톱니바퀴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은 솔직히 뭔가 하나가 빠져 헛도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