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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관객은 점점 늙어가는데…한국관객 열정 · 젊음 놀랍다”
10일 네번째 내한공연 반더러 트리오
“슈베르트는 인간 심리를 잘 아는 작곡가죠. 그의 음악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나약함이 있습니다.”

결성한 지 올해 26년 된 피아노 3중주단 ‘반더러(Wanderer) 트리오’가 오는 10일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방한 전 e-메일로 먼저 만난 반더러 트리오는 낭만파 음악의 거장 슈베르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987년에 모인 피아니스트 뱅상 코크, 바이올리니스트 장-마크 필립-바자베디앙, 첼리스트 라파엘 피두는 슈베르트에게 경의를 표하고, 열린 마음으로 음악 세계를 여행한다는 의미로 ‘방랑자’라는 뜻의 이 팀명을 지었다. 낭만파 음악뿐 아니라 베토벤의 고전파부터 쇼스타코비치, 메시앙 등 현대 음악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곡을 연주하는 이들은 이번에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D장조 작품 70-1 ‘유령’, 슈베르트 노투르노 Eb장조 작품 148, 생상스의 피아노 트리오 제2번 E단조 작품 92를 들려준다.

반더러는 “노투르노는 슈베르트의 보석과도 같은 소품이다. 꿈결 같은 노래로 시작해 강렬하고 격정적인 분위기로 이어지는 슈베르트 음악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령 3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세 악기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최초의 피아노 트리오라 할 수 있는 걸작이다. 생상스 2번은 고도의 기교를 필요로 하는 대곡인데,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춤곡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반더러는 “피아노 3중주에는 세 악기의 개성이 존재하고, 각 개성이야말로 앙상블만큼 중요하다. 개성적인 연주와 음색, 조화로운 앙상블이 완벽한 균형을 이룰 때 훌륭한 피아노 트리오가 만들어진다”며 좋은 피아노 3중주의 요소를 꼽았다.


이번 내한공연은 2005년부터 시작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들은 “한국에선 무엇보다 관객의 열정과 젊음이 놀랍다”면서 “유럽에선 관객층이 점점 더 늙고 있다. 한국처럼 젊은 관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에선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실내악단을 지망하는 젊은 연주자도 따라 늘고 있다. 반더러는 실내악 지망 연주자를 위한 조언을 요청하자, “좋은 앙상블을 이루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주로 솔리스트에게 일찍 비춰진다. 반면 실내악은 팀원 간의 화합과 조화로운 음악을 다듬어내는 시간이 필요한 장르다. 음악이 언제나 팀의 공통 목적으로 자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더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프랑스 작곡가 브루노 만토바니 현대음악 음반이 이달 출시되고, 아렌스키와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헌정 음반이 가을께 아르모니아 문디(HMF) 레이블로 나온다. 슈만이나 모차르트 피아노 트리오도 녹음하고 싶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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